배구
[마이데일리 = 안산 강진웅 기자] 만우절에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안산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가 창단 두 시즌 만에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V-리그 최강’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를 꺾고 V-리그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V-리그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9, 25-19, 11-25, 25-23)로 승리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5전 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3승 무패로 삼성화재를 꺾고 창단 두 시즌 만에 V-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세터 이민규를 중심으로 김규민, 송희채, 시몬, 박원빈, 송명근, 리베로 정성현이 선발 출전했다. 삼성화재는 세터 유광우를 필두로 이선규, 고준용, 김명진, 지태환, 레오, 리베로 곽동혁이 먼저 코트를 밟았다.
1세트는 초반부터 기세를 탄 OK저축은행의 것이었다. OK저축은행은 끈질긴 수비와 블로킹에서 삼성화재에 앞섰고, 송명근이 호쾌한 후위공격과 절묘한 서브 득점 2개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10-6으로 앞서갔다. 이후에도 세터 이민규의 2단 패스페인트, 김규민의 속공과 시몬의 블로킹, 송희채의 오픈 공격 등으로 착실히 점수를 쌓아가며 16-8까지 달아났다.
반면 삼성화재는 주포 레오의 공격이 잇따라 상대 블로킹에 막히는 등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경기 전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선수들이 죽기살기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지만 삼성화재 선수들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세트 막판 삼성화재가 레오의 서브 득점과 고희진의 블로킹 등으로 쫓아갔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1세트는 OK저축은행이 따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도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2세트 초반부터 시몬의 후위 공격과 레오의 후위 공격을 이민규가 블로킹 해내는 등 1세트 분위기를 이어갔다. 삼성화재는 세트 중반 레오가 블로킹과 시간차 공격 등으로 점수를 올렸지만, 1세트에 이어 OK저축은행의 블로킹에 공격이 가로막히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이상할 정도로 레오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던 삼성화재다.
세트 중반 16-14, 2점차의 근소한 리드를 가져간 OK저축은행은 맹추격을 펼친 삼성화재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1~2점차의 승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OK저축은행은 송명근의 시간차, 상대 공격 범실로 20-17로 달아났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시몬이 레오의 오픈 공격을 가로 막으며 22-18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2세트도 세트 막판 집중력을 발휘한 OK저축은행이 가져갔다.
어쩌면 올 시즌 V-리그 마지막 세트가 될 수도 있었던 3세트. 3세트 양상은 앞선 세트들과 정반대로 전개됐다. 레오가 살아나며 삼성화재의 반격이 시작된 것. 삼성화재는 레오의 연속된 후위 공격과 OK저축은행의 범실, 고희진의 서브 득점이 이어지며 8-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게다가 레오의 공격력까지 살아나며 삼성화재는 득점을 이어갔다. 이후 레오의 강력한 서브가 OK저축은행 코트에 꽂히며 15-6까지 점수차를 벌린 삼성화재다. 결국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은 3세트가 더 이상 따라가기 어렵다고 판단, 주포 시몬을 뺐다. 이후 OK저축은행은 반격의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삼성화재는 레오가 완벽히 살아나며 3세트를 압도적인 점수차로 따냈다.
3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줬던 OK저축은행은 4세트에 힘을 냈다. OK저축은행은 세트 초반 서브 리시브가 다시 안정적으로 이뤄지자 세터 이민규의 토스가 살아났고, 연속해서 속공 득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만만치 않았다. 레오가 시간차 공격으로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양 팀은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승부처는 세트 중반이었다. OK저축은행은 다시 끈끈한 수비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시몬이 블로킹과 속공, 후위 공격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16-13까지 달아났다. 이후 다시 삼성화재가 레오의 후위 공격과 지태환의 공격으로 16-17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OK저축은행에는 시몬과 송명근이 있었다. 둘은 어려울 때 공격 득점을 성공시키며 다시 19-16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이후 OK저축은행이 삼성화재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4세트를 가져가며 창단 두 시즌 만에 챔피언 등극을 확정지었다.
우승을 차지한 OK저축은행은 주포 시몬이 21득점, 송명근이 20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레오가 44득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다른 국내 선수들이 뒷받침하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OK저축은행 선수들(첫 번째 사진), 로버트랜디 시몬(두 번째 사진). 사진 = 안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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