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몇 명은 잘못하면 돌아오는 선수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
경고다.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밀리는 건 순식간이다. 주전급 선수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조금도 안심할 수 없다.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지금 한화 1군은 냉정히 말해 베스트 멤버가 아니다. 특히 야수 쪽이 그렇다. 정근우와 한상훈, 김태완은 물론 포수 조인성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 그러나 복귀가 멀지 않았다. 이들이 돌아오면 누군가는 주전에서 밀려나거나 2군에 내려가야 한다. 3일 오전 현재 야수조 엔트리를 살펴보면 내야수는 김회성 주현상 송광민 권용관 강경학 김태균 이시찬까지 7명, 외야수는 이용규 최진행 모건 김경언 송주호까지 5명이다. 전날(2일)에는 외야수 고동진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한 예로 올 시즌 주전 3루수로 낙점받은 김회성이 전날 대전 두산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시즌 첫 3경기서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김회성은 이 기간 12타수 2안타(타율 0.167)로 부진했고, 찬스에서 흐름을 잇지 못했다. 김 감독은 "어제(1일) 경기에서 욕심이 과했다. 김회성이 쳐줬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김회성은 1일 두산전 4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한화는 그대로 흐름을 넘겨줬다.
김 감독은 "앞으로 베스트 멤버가 모이면 김회성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변해야 한다. 정근우와 한상훈, 김태완 돌아오면 송광민이 주 포지션인 3루수로 갈 수도 있다. (김회성) 본인이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광민은 전날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겨우내 외야 훈련을 병행한 송광민이지만 언제든 주 포지션인 3루수로 나설 수 있다. 전날도 호수비를 선보이며 김 감독을 흡족게 했다. 김회성으로선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김 감독은 1일 "한상훈과 김태완 모두 4월 중순쯤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며 "무리하게 올리진 않겠다. 한상훈은 일단 2군에서 몇 경기 뛰어보고 올릴 생각이다. 본인은 자꾸 수비 나간다고 하는데 지명타자로만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인성도 의외로 빨리 돌아올지 모른다. 뛰는 폼을 보니 5월에도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반색했다.
한화로선 정근우와 한상훈이 복귀하면 그만큼 내야 수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지난 4경기 내야진을 보면 1루수 김태균과 2루수 강경학, 유격수 권용관, 3루수 김회성-송광민이 나섰다. 김 감독은 "송광민이 외야에서 어느 정도 하면 3루수와 좌익수로 번갈아 내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발 장타를 갖춘 김태완은 컨디션만 올라오면 1군 한 자리를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시점에 따라 야수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
김 감독은 "몇 명은 잘못하면 돌아오는 선수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며 "다들 돌아올 때까지 5할 승률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반 4경기에서 2승 2패로 5할 승률을 맞췄지만 김 감독에게 만족이란 없다.
그는 전날 두산전 4-2 승리 직후에도 "점점 나아질 것이다. 앞으로 오늘처럼 해 나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선발 미치 탈보트와 권혁, 마무리 윤규진이 잘해줬다"고 칭찬하면서도 "상대 볼넷이 많았는데(11개) 결정타가 없었던 부분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메시지가 선수들을 깨울 것인가. 한 번 지켜볼 일이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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