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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선발 때는 못 보던 공을 던지더라. 힘이 있다."
요즘 두산 베어스 불펜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는 베테랑 이재우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이재우는 어제 중간에서 베테랑답게 잘해줬다. 선발 때는 못 보던 공을 던지더라. 힘이 있다"고 칭찬했다. 이재우는 올 시즌 첫 등판인 1일 한화전서 1⅔이닝을 2탈삼진 퍼펙트로 막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팀 승리를 이끈 것은 물론이다.
2일에는 더 위력적이었다. 팀이 2-4로 끌려가던 상황에 등판하긴 했으나 2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 내주고 5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2경기에서 3⅔이닝을 소화하며 삼진 7개를 잡아냈고, 안타 없이 볼넷 하나로 주자를 내보낸 게 전부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끝까지 팽팽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이재우가 호투한 덕택이다.
특히 7회말 최진행-정범모-권용관을 나란히 삼진으로 돌려세웠는데, 권용관을 상대로 0B 1S에서 느린 커브로 카운트를 잡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속구 구위도 좋았고, 몸쪽 변화구 구사도 일품이었다. 공은 포수 최재훈이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꽂혔다.
이재우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1경기에 등판,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5.02라는 초라한 성적만 남겼다. 시즌 마지막 등판인 지난해 10월 15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5이닝 1실점 승리투수로 388일 만에 승리를 따낸 것과 마지막 2경기 평균자책점 0.90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게 수확이었다.
올해는 계투로 보직을 변경했다. 책임감도 더 커졌다. 정재훈이 FA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이재우의 책임감이 더 커졌다. 2005년(7승 5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1.72)과 2008년(11승 3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1.55) 팀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기에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3일 오전 기준 두산 1군 투수조 최고참이 이재우(1980년생)다. 투수조에서 2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는 외인 유네스키 마야(1981년생), 토종 선수로는 오현택과 장원준(이상 1985년생)으로 이재우와 5살 차이다. 막내 함덕주(1995년생)와는 무려 15살 차. 김 감독도 이재우가 베테랑으로서 중심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첫 등판 호투에 "베테랑답게 잘했다"고 칭찬한 것도 의미가 크다.
두산 계투진에는 이재우와 마무리 윤명준을 비롯해 김강률 오현택 이원재 함덕주 장민익 이현호가 버티고 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당시 "이재우는 상황에 따라 쓰겠다. 셋업맨 앞에 내보낼 생각이다"고 말했다. 1일에는 함덕주와 김강률에 앞서 등판했다.
선발투수와 셋업맨 사이에서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 게 이재우의 몫이다. 두산이 필승 불펜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이재우가 잘 버텨줘야 한다. 속단은 이르지만 첫 2차례 등판에서 보여준 이재우의 모습은 두산 불펜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두산 베어스 이재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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