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강진웅 기자] 신인 선수에게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잡는 것이 그 선수의 능력이라는 것은 모든 팀 감독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바로 이 기회를 잡은 이가 있다. KIA 신인 문경찬이 자신의 첫 번째 선발등판 경기에서 인상적인 호투를 펼치며 승리까지 기록했다.
문경찬은 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70개였다. 이날 경기는 문경찬에게 1군 첫 번째 경기이자 첫 선발경기다.
첫 선발경기에서 문경찬은 팀이 4-1 승리를 거두며 프로 데뷔 첫 승리까지 따냈다.
문경찬은 KIA의 대졸 신인으로서 올 시즌을 앞두고 기대를 모은 투수다. 그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0대 초반이 나올 정도로 빠르지 않다. 그러나 정교한 제구력과 자신감을 강점으로 갖고 있다. 특히 90km~100km대를 넘나드는 느린 커브는 상대 타자들을 당황시키기 충분하다.
문경찬은 지난달 시범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는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김기태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개막전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당초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인 임준혁이 허리 근육 통증으로 전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며 그가 이날 선발 기회를 얻었다.
특히 지난달 12일 문경찬은 넥센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55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비록 상대한 넥센 타선이 주전급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졸신인으로서 KIA 마운드에 향후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인 투구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은 “문경찬이 80~100개 정도 던져서 4~5회까지만 막아줘도 좋다”고 말했다. 신인으로서 4~5이닝만 잘 막아준다면 제몫을 다한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문경찬은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자신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빠른 템포의 투구, 공격적인 투구가 이어지며 kt 타선을 가볍게 요리했다.
그는 1회 선두타자 이대형을 투수 땅볼,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그러나 김태훈에게 맞은 안타를 우익수 이종환이 뒤로 빠트리며 3루까지 출루시켜 위기에 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경찬은 신인답지 않게 바깥쪽 꽉차는 공으로 앤디 마르테를 루킹 삼진 처리하며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2회에도 문경찬의 자신감 있는 투구는 계속됐다. 그는 첫 타자 김상현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뒤 박경수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조중근을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문경찬은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후 4회와 5회, 이렇다 할 실점 위기 없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kt 타자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6회 실점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타자 용덕한을 2루타로 내보내며 무사 2루 위기에 처한 것. 문경찬은 박기혁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고 맞은 1사 3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임준섭에게 넘기고 이날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임준섭이 책임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이며 그의 실점은 1점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경찬은 1군 첫 등판, 첫 선발 무대였지만 그는 자신감 넘치는 투구로 자신의 모든 강점을 보여주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문경찬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1km에 그쳤지만, 커브가 최저 91km~최고 121km를 기록하며 상대 타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여기에 정교한 제구력과 배짱 두둑한 투구도 호투에 한몫했다.
지난달 문경찬은 시범경기 선발 등판 후 “제 강점은 자신감”이라면서 “상대 타자들을 신경 쓰지 않고 제가 던지고 싶은 것에만 집중했다.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특출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던지려고 한다”며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1군에 최대한 오래 있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문경찬이 이날과 같은 투구만 보여준다면 그의 바람인 1군에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것이 불가능만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KIA 문경찬.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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