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민수 PD, 최우식이 '강호구'가 되기까지 (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최우식은 희한했어요. 만나자마자 신뢰감을 준 배우였죠."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은 대한민국 대표 호구, 강호구를 중심으로, 진심이 담긴 사랑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냈다. 이름부터 캐릭터가 명확한 호구 역에 최우식이 낙점됐고, 최우식은 기대 이상의 호연을 선보였다.

종영 후 편안한 표정의 표민수 PD는 호구를 연기한 최우식에 대해 한없는 칭찬을 펼쳤다. 표 PD가 함께 했던 배우들 중 이번 '호구의 사랑'에서는 유독 모든 배우가 다 20대였고 어린 배우들을 끌고 가야하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그 와중에 최우식은 표 PD와 촬영장에서 수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최)우식이가 무대 연출을 꿈꾸는 배우여서 그런지 연출이 해야할 것들, 연출이 가져야 할 덕목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호구의 사랑'에 출연한 최우식부터 유이, 임슬옹, 이수경 등 배우들에게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느낌이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또 표 PD는 이를 가리켜 배우의 자질이 아닌 개인의 인성 문제라고 표현했다.

"자세가 좋았죠. 매사 최선을 다하고, 하나라도 좀 더 잘 하려고 하는 자세가 예뻐보였어요. 운좋게도 그런 배우들을 이번 기회에 만났던 거예요"

운좋게 만났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최우식이 '호구의 사랑'에 캐스팅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최우식은 타이틀롤을 맡을 만한 주연급 배우로 증명되지 않았던 배우였기에 주변에서 그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표 PD는 업계에서는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나 연기력이 더 출중한 배우들을 어쩔 수 없이 찾게 될 수밖에 없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가 최우식을 강호구에 낙점한 이유는 단 하나, 첫 느낌이었다.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을 했을 때 만났는데, 한 시간 정도 얘길 하면서 '이 배우다'라고 생각했어요.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도 있고, 코믹하게 받아넘길 때도, 자기 이야기를 할 때도 있더라고요. '대화'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어요"

그래서일까. 강호구가 된 최우식은 촬영장에서 표민수 PD와 아빠처럼, 친구처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솔직한 성격의 최우식은 그 때 그 때 궁금한 것들을 표 PD에게 물었고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두 사람은 강호구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꼈다.

"더 잘생긴 배우가 타이틀롤을 해야하는거 아니냐"라고 물었던 최우식에게 표 PD는 "그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이 욕해, 너. 충분히 잘생기고 매력있어"라고 말했다. 표 PD가 최우식을 보며 중시했던 것은 스토리, 메시지, 감정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였다.

목이 마르도록 최우식의 칭찬을 연거푸 쏟아낸 표민수 PD였다. 앞에 놓인 커피를 한 잔 다 마실 동안 쉬지 않고 최우식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다시 최우식과 작업을 한다면 어떤 캐릭터에 캐스팅하고 싶나?"라는 질문에 표 PD는 그동안 최우식이 해보지 않았던 비열한 캐릭터라고 말했다.

"우식이를 만나서 호구로 연기를 마칠 때까지 전작을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영화 '거인'을 통해 추천을 해줘서 우식이를 알게 됐죠. 이제 '호구의 사랑'을 모두 마쳤으니 '거인'을 보려고요. 그의 새로운 매력을 볼 수 있겠죠?"

[최우식 표민수 P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홈페이지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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