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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호구의 사랑'을 통해 이수경이라는 배우를 접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파릇파릇한 신인, 때묻지 않은 이수경은 앞으로가 촉망받는 배우였다.
그에게 '호구의 사랑' 제작발표회는 그런 자리였다. '이수경'이라는 사람을 많은 기자들과 대중에게 알리고 그가 방송에 첫 데뷔하는 자리인만큼 각별히 신경을 썼어야했다. 하지만 제작발표회 이후 그에게는 '태도논란'이 수식어처럼 붙었다.
당시 4차원 소녀같은 재기발랄한 모습과 강호구 역할의 최우식에게 "호구스럽다"라고 말하는 등 거르지 않은 말투는 공식석상이라기엔 다소 지나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태도논란에 대해 이수경의 소속사 측은 곧바로 사과를 했고, 한 달 후 기자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이수경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사과를 했다.
표민수 PD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떤 생각이었을까. 화기애애했던 인터뷰 중반부, 이수경에 대해 묻자 표 PD는 약간의 공백을 둔 후 입을 열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서 이 촬영팀에서 부모님으로 나오는 분 빼놓고는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아요. 우리 배우들 같은 경우에는 부모님들이 학교에 배우듯이 스태프들은 나의 남편이, 자식이 현장에서 잘 하고 돌아오길 바라죠. 그리고 기자 분들돌 오시면 꼭 학교 방문같아요. 그래서 우리 아들 공부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말해요. 그래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내가 좀 더 가르치고 좀 더 이야기해주면 좋았을 텐데, 싶었어요."
제작발표회 이후 태도논란으로 번져 혼돈의 중심에 서있던 이수경이었지만 당시 촬영은 계속돼야 했다. 갓 스무살로 큰 성장통을 겪었던 이수경은 현장에서 내내 힘들어했다. 작품을 함께 만드는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미안해했던 이수경은 표민수 PD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표 PD는 일은 벌어졌으니 어떻게 사건을 파악할 것인지를 살필 것을 조언했다.
공식석상에서의 사람들의 행동은 기록, 역사로 남는다. 이수경의 모습은 그동안의 제작발표회에서 볼 수 없었던 행동인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그의 연기력과 노력까지 가려져서는 안 될 일이다. 촬영장에서는 내내 미안해했지만 카메라 앵글 안에서의 이수경은 위축되지 않고 다부진 연기를 펼쳤다.
'호구의 사랑' 첫 방송 이후 태도논란은 해프닝에 그쳤다. 그가 "호구스럽다"고 말했던 최우식은 실제로 강호구에 최적화된 연기를 펼치고 있었고, 제작발표회에서 깔깔대며 웃던 이수경은 극 중 톡톡 튀는 4차원적 돌직구녀 강호경 역에 완벽히 빙의했다.
"그런 논란이 없었다면 첫 방송부터 연기력이 확 보였겠죠. 하지만 그랬다면 얼마나 오만해졌겠나 싶어요. 그 일을 계기로 자기가 해야할 것과 겸손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빨리 파악을 했을 거예요. 카메라 앞에서는 자신있게, 하지만 밖에서는 인간으로서 항상 겸손하게. 결과론적으로는 수경이에게 그 일은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수경 표민수 PD.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홈페이지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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