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영이가 주전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 개막 직후에도 고민했다. 포수 엔트리를 2명으로 할 것인지, 3명으로 할 것인지. 장, 단점이 있다. 포수를 2명 쓸 경우(내, 외야수는 12명으로 고정) 투수를 13명 활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예년보다 약화된 마운드를 강화할 수 있다. 반면 포수를 3명 쓸 경우 투수를 예년처럼 12명 활용하지만, 포수 교체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고심 끝에 류 감독이 내린 결정은 포수 2명에 투수 13명. 지난해 백업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흥련을 1군에서 뺐다. 결국 당분간 1군 포수진은 이지영-진갑용 체제로 운영된다. 류 감독은 “흥련이도 있고 (이)정식이도 있다. 1군에 올려서 3명으로 다시 갈 수도 있다”라고 변화의 여지를 뒀다. 하지만, 기본적인 뼈대는 이지영-진갑용 체제.
▲주전 이지영, 책임감을 부여하다
지난해부터 삼성 주전포수는 이지영이었다. 그러나 류 감독이 직접적으로 이지영에게 “주전”이라고 못을 박은 적은 없었다. 지난해 진갑용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8월까지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이지영 역시 개막전서 오른쪽 늑골에 부상했다. 복귀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주전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지영이 자리를 비운 사이 이흥련을 중용했고, 이지영 복귀 이후에도 은근히 경쟁을 붙였다.
이지영은 군 제대 이후 그렇게 두드러지는 활약을 선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전으로 뛰면서 타격, 수비, 볼배합 등 포수에게 필요한 모든 부분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 감독은 “도루저지능력, 타격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이어 “지영이가 주전포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지영을 주전으로 완전히 인정했다.
▲진갑용, 1주일에 최소 1경기 선발출전
진갑용은 한국나이로 41세. 그만큼 경험이 풍부하다. 냉정히 볼 때 몸 상태와 체력을 제외한 포수 고유의 기능만 따지면 진갑용은 여전히 이지영, 이흥련에게 비교 우위. 다만, 포수가 워낙 고된 포지션이라 체력이 그 어떤 테크닉보다도 중요하다. 류 감독은 이젠 진갑용이 주전으로 나서는 건 무리라고 봤다.
하지만, 류 감독은 승부처에선 여전히 진갑용의 노련미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서도 진갑용은 이지영과 안방을 양분했다. 긴박한 승부처에선 여전히 중용 빈도가 이지영보다 높았다. 올 시즌에도 위기에서 진갑용이 세이브 포수로 활용될 전망. 류 감독은 “갑용이도 계속 쓸 것”이라고 했다. 정확히 말하면 진갑용의 활용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상징성은 여전하다.
류 감독은 “진갑용은 1주일에 1경기 정도 선발로 내보낼 것이다. 지영이가 일주일 내내 선발로 나서는 건 힘들다”라고 했다. 여기까진 일반적인 포수 기용법. 류 감독은 “장원삼, 차우찬이 나올 때 진갑용을 투입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원삼이와 우찬이는 포수를 가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투수는 선호하는 포수가 있다. 볼배합 성향이 잘 맞는 배터리가 있다. 류 감독은 덧붙여 “포수가 앉는 자세도 다 다르다. 투수는 포수가 앉아있는 자세에 따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장원삼, 차우찬이 이지영뿐 아니라 진갑용도 편하게 생각한다는 의미. 실제 차우찬은 5일 잠실 LG전서 오랜만에 진갑용과 호흡을 맞춰 6⅔이닝 1자책점 호투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진갑용 활용도를 찾은 건 수확이었다. 삼성이 이지영, 진갑용 체제의 최적조합을 찾았다.
[이지영(위), 진갑용(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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