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혼잡해질 것이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아직 순위판도를 논하기엔 매우 이른 시기이지만, 대혼전의 조짐이 보이는 것도 사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던 KIA와 롯데가 나란히 1~2위를 형성했다. KIA는 개막 이후 단 1패도 하지 않은 채 6연승 질주. 개막 7연패로 성장통을 톡톡히 치르는 막내구단 KT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특별히 약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판세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류 감독은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이제 5~6경기 했다. 지금 판도를 논하는 건 이르다. 3~40경기 정도는 해야 ‘이 팀이 강하다’, ‘저 팀이 약하다’가 대충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도 100경기가 남는다”라고 했다. 실제 지금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류 감독은 신중했다. “올해 판도는 잘 모르겠다. 혼잡해 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판도에 영향을 미칠 세 가지 변수를 꼽았다.
▲KT
류 감독은 올 시즌 꼭 잡아야 할 상대로 막내구단 KT를 꼽았다. 류 감독은 “KT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지난 1~2년전 NC보다는 약하다”라고 했다. NC보다 선수수급이 여의치 않았던 KT가 NC보다 1군 정착 시점이 의외로 늦어질 수 있다는 게 야구관계자들 견해. 또한, 대부분 팀이 결정적인 시기에 KT를 잡는다고 볼 때, 거꾸로 KT에 잡히는 팀이 나온다면 그 팀은 순위싸움서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삼성도 지난 몇 년간 상위권 팀들에는 거의 5할 승부를 했다. 대신 NC, KIA, 한화 등에 거의 지지 않았다. 그래서 1위했던 것”이라고 했다. 실제 삼성은 지난 4년간 하위권 팀들을 철저하게 잡은 덕분에 페넌트레이스 안전운행이 가능했다. 정규시즌 1위팀이라고 해도 2~4위 중, 상위권 팀들은 버겁다.
류 감독은 “KT를 제외하곤 약한 팀이 없다. KIA 최희섭이 잘해주고 있다. 롯데는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좋다. 한화 탈보트는 삼성 시절보다 공이 더 좋아졌다. SK, NC, LG, 넥센, 두산도 기본 전력이 좋은 팀들”이라고 했다. 판도가 혼잡해질 것이라는 배경. 확실히 승수를 챙길 수 있는 KT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전의 이탈
류 감독이 꼽은 또 하나의 변수는 “주전선수의 이탈.” 144경기 체제의 원년. 주전들이 건강하지 않은 팀은 건강한 팀에 비해 경쟁력이 확연히 떨어질 수 있다. KIA가 탄력을 받고 있는 건 ‘건강한’ 최희섭의 공이 크다. 지난해 그는 잔부상으로 1군서 단 1경기도 뛰지 않았다. 또한, 주전들이 이탈하는 팀은 분위기 자체가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10구단 시대의 국내야구 순위싸움서 백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주전이 부상으로 이탈 할 때 백업이 잘 메워내면 그만큼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 백업이 주전보다 더 잘해낼 경우 플러스 알파 효과를 보게 된다. 삼성의 경우 이 부분에선 강점이 있다. 10개구단 중 야수진 백업은 가장 풍부하다. 단, 류 감독은 “우리팀의 경우 베테랑들의 기량 저하를 막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은근히 베테랑들이 많은 현실을 직시한 것.
▲외국인투수의 행보
류 감독이 꼽은 순위싸움 마지막 변수는 외국인투수. 그는 “선발 5명 중에서 외국인투수가 두 자리를 차지 한다. 제 몫을 해주는 것과 해주지 못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구단들은 올 시즌에도 외국인투수를 비싼 돈 주고 모셔왔다. 그만큼 외국인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일정 부분 특별 대우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그 투수가 자꾸 얻어맞고 부진할 경우 전력 손실은 물론, 팀 분위기마저 어수선해진다는 게 류 감독 지적.
류 감독은 “전반적으로 외국인투수들의 수준이 예년보다 높다”라고 했다. 류 감독이 직접 언급한 탈보트가 대표적 케이스. 외국인투수 농사에 실패하는 팀이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 류 감독은 “우리 피가로, 클로이드도 괜찮다”라며 은근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외국인투수 농사에 실패하는 팀은 매 시즌 꼭 나왔다. 144경기 체제로 돌입한 이상, 선발 5명 중 외국인투수 두 자리에 이상이 생긴다면 장기레이스 순위싸움서 치명적인 손해를 입을 수 있다.
[KT 선수들(위), 최희섭(가운데), 탈보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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