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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이하 'K팝4') 출연자 이진아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땐 '참 독특하네'라고 신기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곧 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뒤를 이었다. 분명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였음에도, 계속 듣기엔 이질감이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편견을 깨게 만든 기회가 있었는데 지난달 29일 그룹 산울림의 '회상'을 부르는 이진아의 무대를 보고 나서였다. 당시 이진아가 보여줬던 가능성은 노래를 부르며 건반을 자유자재로 컨트롤하는 실력이었다. 이진아의 독특한 보컬과 힘있는 건반은 서로 핑퐁처럼 대화를 나눴다. 목소리가 건반을, 건반이 목소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무대였다. 피아노 간주에 맞춰 관객석에서 터져 나온 환호성이 이를 입증했다.
이진아가 독보적인 건 건반을 다루고, 곡을 직접 만드는 데다 노래를 부르는 점이다. 대개 이런 경우 어느 것 하나의 수준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이진아는 전문가 수준으로 건반을 다루고 감성적인 자작곡을 쓰며 전에 없던 독특한 목소리를 가졌다. 이 세 가지 요소가 두루 갖춰지니 그야말로 '레어 아이템'이란 표현도 어울린다.
당시 심사위원 유희열은 "진아양의 목소리는 그저 담백하고 담담히 읊조리고 있지만 피아노는 할 말이 많아 주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을 했다. 또, 박진영은 이진아의 무대에 대해 "오디션 참가자의 무대가 아니었다"며 전례 없던 100점을 선사했다.
5일 보여줬던 그룹 god의 '길' 무대에선 장르적 한계가 아쉬움으로 남긴 했다. 피아노 반주만으로는 소울이 굵직한 케이티 김과 폭발적인 가창력의 정승환에 비해선 존재감이 부족했던 무대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 없이 다소 밋밋한 느낌이긴 했지만, 이진아 나름대론 자신의 감성대로 담백하게 곡을 펼쳐내기로 선택한 것 같다.
이진아는 결국 파이널 무대에 서진 못했지만 분명 의미를 남겼다. 피아니스트와 보컬리스트가 합쳐진 새로운 뮤지션 '피아니보컬리스트'의 탄생이 그것이다.
['K팝스타4' 이진아. 사진 = SBS 방송 캡처]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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