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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작은 눈에 왜소한 몸, 그리 강한 인상을 가지지 않은 배우 최우식(25)은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극본 윤난중 연출 표민수)에서 강호구 역으로 출연했다.
'호구'라는 말은 언제나 을(乙)의 위치에 선 약자로, 사랑에서도 나약한 존재로 비쳐졌다. 하지만 답답하리만큼 뚝심있게 밀고 나간 '호구'의 사랑은 최후의 웃는 자로 기억되며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감동과 해피엔딩을 선사했다.
'호구의 사랑'이 착한 드라마로 종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호구 역으로 출연한 최우식의 역할이 컸다. 호구 캐릭터에 이보다 더 좋은 배우를 찾기 힘들 정도로 완벽한 열연을 펼쳤다. 특히 아기 금동이에게 병아리 노래를 하는 모습은 최우식의 100% 애드리브였지만, 이후 업그레이드된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최우식의 '호구화(化)'를 지켜보는 재미만으로도 '호구의 사랑'을 보는 관전포인트였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주인공의 부담이 컸어요. 걱정도 많이 됐어요. 저를 타이틀 자리에 세운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많았다고 해요. 그런데 표민수 PD님이 계속 절 믿어주셨고 그 신뢰에 금이 가지 않아야 하니까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탄탄한 보디라인을 내세우는 상남자 캐릭터들이 주목받는 드라마 안에서 호구 캐릭터는 의외로 여성 시청자들에게 높은 사랑을 받았다. 여태까지 없었던 캐릭터였고, 오히려 상남자 캐릭터의 주인공들 옆에서나 볼 법한 흔한 캐릭터가 강호구였다.
최우식은 자기가 혼자 16부작 '호구의 사랑'을 끌고 간 게 아니라며 '주고 받는 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멋진 남자가 주인공이 돼야한다는 기존의 틀을 깬 작품에서 최우식은 도도희(유이)의 말을 들어주고 여동생 강호경(이수경)에게는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둘도 없는 착한 오빠로 등장했다.
호구를 보며 시청자들은 답답해하기도 했고 뭉클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최우식은 호구에 대해 "이 세상에 없는 세상 너무 착한 친구"라고 표현했다. 따뜻하고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호구의 사랑'은 미혼모, 성폭행 등 사회적인 소재들을 로맨틱코미디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에서 약 10년 간 생활했던 최우식은 지난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무대 연출에 관심이 많았던 최우식이 배우를 하겠다며 한국에 오자,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늦둥이인 최우식의 부모님은 그에게 "네가 배우할 얼굴은 아니다. 배우를 어떻게 할 거냐"라며 크게 반대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1년 MBC 드라마 '짝패'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특수사건 전담반 텐', '옥탑방 왕세자', '패밀리', '운명처럼 널 사랑해', '오만과 편견'과 영화 '거인', '빅매치' 등 점차 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호구의 사랑'을 통해 브라운관 타이틀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달라진 인기를 묻자 "그렇게 많이 뜨지 않았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연예인병'에 대해 경계하며 스스로 배우로서 더욱 조심스럽게 활동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예능 '심장이 뛴다'에서도, 이번 '호구의 사랑'도 착한 캐릭터로 나왔는데 사실 착한 코스프레를 하기가 싫었어요. 저도 사람이니까 솔직히 관심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지금 뭔가 조심해야할 것 같아요. 류승범 선배님처럼 한 컷마다 살아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해야죠."
[최우식.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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