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소설 한 작품이 영화, 연극으로 재탄생되는 데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만큼 기본 콘텐츠가 좋다는 것이고 그로 인해 대중은 더 풍성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소설 그 자체로의 매력도 있지만 영화, 연극으로 다시 만들어졌을 때 그 장르만의 특성이 표현 방식을 더욱 다양하게 만들기 때문에 대중은 더 다채롭게 작품을 접할 수 있다. 탄탄한 기본 콘텐츠의 힘은 그래서 중요하고, 이를 재탄생시키는 이들은 그래서 더 세심해야 한다.
소설로 시작한 '두근두근 내인생'이 영화에 이어 연극으로 재탄생된 것 역시 기본 콘텐츠의 힘과 제작진의 세심함이 있어 가능했다. 소설과는 또 다른 표현 방식이 장르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작품을 접하는 대중의 범위를 더욱 넓히게 됐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 일곱 살이지만 조로증으로 여든 살의 외모를 갖게 된 아름이의 시선으로 인생을 담백하면서도 벅차게 그려낸 소설. 지난해 9월 강동원, 송혜교 주연의 영화로 개봉됐고, 2015년 연극으로 재탄생됐다.
이미 소설과 영화로 대중에게 노출된 작품이 연극 무대에 오르려면 고유 장르의 특이성을 잘 살려야 한다. 앞서 선보여진 장르와의 차이점이 없다면 굳이 다른 장르로 관객들에게 선보일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때문에 연극 '두근두근 내인생'은 연극 무대의 장점을 다른 작품보다도 더 극대화시켰다. 무대 자체의 특이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 연극이기 때문에 가능한 표현 범위를 제대로 활용했다.
극장에 들어서면 경사진 무대와 따뜻함이 느껴지는 무대 배경이 눈에 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마치 동화속에 온 것처럼 표현되기 때문에 객석 쪽으로 기울어진 무대와 아기자기한 꽃밭으로 꾸며진 배경은 동화책을 연상케 할 정도다. 단순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무대로 인해 극중 조로증을 앓고 있는 아름이의 정서가 관객들과 더 가까워진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아픈 아름이와 그 부모의 이별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결코 눈물을 쏙 빼놓으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백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따뜻한 감성을 전하고, 이들의 두근거리는 인생과 그 뜨거움을 더 깊게 들여다본다. 아름이로 인해 살아있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삶 자체의 기쁨을 배운다.
뜨거운 감성을 담백하게 그려내야 하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아름 역 오용은 아이를 연기하는 모습에서 전혀 거부감이 없다. 영화에서는 실제 그 나이대의 어린 배우가 연기했지만 연극에서는 어른 연기자가 아름이를 연기한다. 그렇다보니 배우의 연기가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자칫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도 있는데 오용의 연기는 이런 우려를 모두 떨쳐 버린다.
아름이와 그의 부모 역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경사진 좁은 무대에서 아름다운 무용으로 사랑을 표현하는가 하면 마치 동화책에 온 듯한 활기찬 모습으로 극중 분위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무대에서만 보여질 수 있는 무용, 상상 속 친구들 등의 구성이 아기자기한 매력을 더한다. 아름이의 또 다른 자아가 래퍼로 등장해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연극이 보여줄 수 있는 무대만의 특성을 극대화시켜 기존의 이야기에 또 다른 매력을 덧입혔다. 무대이기 때문에 표현 방식에 있어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두근두근 내인생'만의 매력이 돋보인다.
5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공연시간 100분. 문의 공연기획 동감 1644-1702
[연극 '두근두근 내인생' 공연 이미지. 사진 = 공연기획 동감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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