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두산은 올 시즌 확실히 기동력이 좋아졌다.
김태형 감독이 과거 '허슬두'의 귀환을 선언한 상황. 최근 몇 년간 두산은 갖가지 이유로 특유의 기동력 야구를 선보이지 못했다. 111개의 도루는 적지는 않았으나 리그 5위에 불과했다. 성공률도 71.6%로 리그 4위. 나쁘지 않았으나 최상급 기동력은 아니었다. 지난해 팀 도루 1위(161개)의 삼성은 도루 성공률도 77.8%로 1위였다.
김 감독은 단순히 다양한 방법으로 뛰는 야구의 부활을 노린다. 공격적 주루와 함께 도루 성공률을 높이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8일 잠실 넥센전서는 4-2로 앞선 2회 1사 1,2루 상황서 김현수의 2루수 땅볼 때 2루주자 정진호가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해 귀중한 추가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9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아주 좋은 베이스러닝"이라며 극찬했다. 정진호는 정수빈, 민병헌 정도의 주력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기민한 베이스러닝이 돋보이는 야수. 민병헌, 김현수가 부상으로 주춤하자 중용되는 이유.
두산의 공격적 베이스러닝은 이날도 이어졌다. 넥센 선발투수는 에이스 밴헤켄. 두산으로선 주자 1명이 귀했다. 예상대로 공격적 베이스러닝이 나왔다. 톱타자에 배치된 정진호는 1회초 중전안타를 때린 뒤 정수빈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민병헌과 홍성흔이 삼진과 범타로 물러났지만, 밴헤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두산의 도루 행진이 이어졌다. 4회 선두타자 오재원이 좌전안타를 날린 뒤 밴헤켄의 1루 견제 악송구에 2루까지 진루했다. 오재원은 밴헤켄이 양의지와 9구 접전을 벌이는 사이 잽싸게 3루 도루에 성공했다.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진 못했으나 역시 밴헤켄을 위기에 빠트리는 좋은 베이스러닝.
급기야 넥센은 5회말 정수빈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민병헌 타석 볼카운트 2S서 포수를 유선정에서 김재현으로 교체했다. 넥센 관계자는 "도루를 잡기 위해서다. 유선정보다 김재현의 송구능력이 좋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루주자 정수빈은 1B2S서 민병헌에게 5구 볼이 들어가자 지체 없이 2루로 뛰었다.
비록 3개의 도루가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넥센에 부담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두산은 이날 전까지 7개의 도루로 리그 5위. 성공률은 77.8%로 3위. 그러나 이날 한꺼번에 3개의 도루를 추가하면서 도루 1위 삼성(8일까지 15개), 2위 NC(8일까지 12개)를 바짝 추격했다. 두산이 올 시즌 뛰는 야구의 부활, 허슬두의 귀환을 선언했다.
[도루를 하는 정수빈.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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