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은이는 불펜으로 갑니다."
개막 3연승 이후 4연패. 다시 2연승과 패배를 반복한 두산. 확실히 경기력이 안정적이지 않다. 투수력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부상자도 있고, 기본적인 전력이 허약한 부분도 있다. 특히 불펜은 최근 수년간 확실한 뼈대를 구축하지 못했다. 이용찬과 정재훈이 빠져나간 올 시즌에는 확실한 필승조 구축이 과제.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윤명준, 좌, 우완 메인 셋업맨으로 함덕주와 김강률을 택했다. 베테랑 이재우가 이들을 앞, 뒤에서 받친다. 애리조나,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통해 결정된 사항. 김 감독이 확실한 불펜 운영 시스템을 정한 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들의 경험 부족은 단기간에 어떻게 메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예상대로 두산은 시즌 초반부터 간헐적으로 대량실점을 하고 있다.
▲고군분투
두산 필승조는 고군분투하고 있다. 마무리 윤명준은 시즌 초반 4경기서 2세이브를 거뒀다. 자책점도 없었다. 그러나 10일 잠실 LG전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대타 이병규에게 초구 직구를 넣다가 좌월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얻어맞았다. 직구가 밋밋했다.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기본적인 구위가 불펜 투수들 중 가장 좋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멘탈이 있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좋다.
김강률도 시즌 초반 6경기서 13⅔이닝 1실점 2홀드로 좋았다.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로 타자들을 윽박지른다. 스플리터라는 무기도 있다. 그러나 10일 LG전서는 좋지 않았다. 8회말 볼넷만 2개 허용하며 역전패 빌미를 제공했다.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고개를 든 것. 실전을 통해 최소화해야 한다. 시즌 첫 패전과 팀 패배라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
함덕주의 좋지 않은 스타트는 약간 걱정스럽다. 지난해 후반기 두각을 드러냈고, 올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왼손 메인 셋업맨으로 정착했다. 공격적인 피칭과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영리함이 있다. 다만, 기본적인 구위가 윤명준, 김강률에 비해 강력하진 않다. 5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15.43. 10일 LG전서는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아직 기복이 있다.
▲노경은 카드가 남아있다
두산 불펜은 다 보여주지 않았다. 턱 관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노경은 카드가 남아있다. 김 감독은 "경은이는 돌아오면 올 시즌에는 불펜으로 쓸 것이다"라고 했다. 이미 윤명준이 마무리로 자리잡은 상황. 노경은이 갑작스럽게 마무리를 맡을 경우 윤명준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5선발은 현재 진야곱이 임시로 맡고 있지만, 곧 복귀하는 이현승의 몫.
결국 팀 사정상 노경은이 안착할 파트는 불펜. 김 감독은 "경은이가 재우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재우는 메인 셋업맨 김강률, 함덕주를 보조하는 역할. 노경은이 이 역할을 맡을 경우 이재우를 롱릴리프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아직 경험이 부족한 김강률과 함덕주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로 이닝을 분담,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노경은 역시 김강률처럼 강속구가 주무기. 김 감독은 "경은이가 2이닝 정도를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제구난조로 선발로 안착하지 못했지만, 짧은 이닝을 소화하면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계산. 관건은 노경은의 몸 상태. 턱 관절 부상 이후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해 살이 많이 빠졌지만, 완치 이후 빠르게 체중을 회복하고 있다. 하프피칭 1회를 소화한 상황. 빠르면 4월 중으로 1군에 등록될 수 있다. 두산은 노경은 카드를 활용, 어떻게든 불펜 내구성을 키워야 한다.
[노경은(위), 윤명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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