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보고 있으면 편하잖아"
김경문 NC 감독은 손민한(40)의 투구를 볼 때마다 편안함을 느낀다. 벌써 불혹에 다다른, 전성기 만큼 볼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 그의 투구가 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올 시즌 3경기에서 2승을 거둔 손민한은 평균자책점 2.37로 특급 피칭을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19이닝을 던져 볼넷이 1개도 없는 것이 이채롭다.
손민한의 최고 구속은 기껏해야 140km 초반대. 그럼에도 그가 올 시즌 선발투수로 새로운 성공기를 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칼 같은 제구력, 빠른 템포의 투구, 그리고 변화 무쌍한 공의 움직임에 있다. 직구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고 투구 템포가 빨라 타자가 생각하는 시간을 줄인다.
약간 심드렁해보이기까지 한 표정은 마치 '맞아도 상관 없다'는 뜻을 내포한 듯 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그이기에 마운드 위에서 위축될 이유도 없다. 어차피 타자를 삼진으로 묶기만 어렵다면 범타를 유도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타자를 피할 이유도 사라진다.
사실 NC는 올 시즌 '4선발 찾기'가 최대 과제 중 하나였다. 지난 해 NC에서 뛰었던 테드 웨버가 빠진 자리를 메워야 했다. 주위에서는 이민호, 노성호 등 어깨가 싱싱하고 빠른 볼을 갖춘 미래의 주역들이 선발 한 자리를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NC의 선택은 달랐다. 바로 손민한의 선발 복귀였다.
손민한은 NC를 통해 KBO 리그에 복귀하면서 선발투수로 뛰다 불펜으로 전환한 투수였다. 지난 해에는 셋업맨으로 제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고령인 그가 매번 불펜에서 대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타자와의 수 싸움에 능한 그가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등판하는 것이 더 위력적일 것이라 판단됐다. 현재까지는 그 선택이 적중하는 분위기다.
김경문 감독은 "본인이 노력을 많이 했다. 러닝 등 준비를 많이 했다"라면서 "손민한은 개수나 이닝을 신경쓰지 않고 맞춰 잡는 스타일인 것이 장점"이라며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아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보고 있으면 편하잖아"라는 말로 손민한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40세 선발투수' 손민한의 활약은 그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젊은 투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학교를 일찍 들어간 1997년생이 새내기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지금, 1997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손민한의 활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손민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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