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6승6패. 승률 5할. 더 치고 올라가지도, 그렇다고 더 처지지도 않는다. 선발진은 예상보다 잘하고 있다. 타선은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아 예상했던 것보다 화끈하진 않다. 그래도 꼭 필요한 점수는 잘 뽑아내는 편이다. 결국 고민이자 아킬레스건은 불펜. 시즌 전 예상대로 불안함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마무리 윤명준, 셋업맨 김강률, 함덕주로 필승계투조를 꾸렸다. 그러나 이들 모두 필승조로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거의 없다. 예상대로 쉽지 않다. 윤명준은 10일 잠실 LG전서 이병규(9번)에게 8회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맞았다. 12일 LG전서도 9회 이진영에게 역전 끝내기 투런포를 맞았다. 마무리로서 2경기 모두 치명타. 1승2세이브에 불론세이브도 2개. 평균자책점은 9.00. 김강률과 함덕주도 리드를 확실히 지킨 채 윤명준에게 바통을 넘겨준 경기보다 실점하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김강률은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76, 함덕주는 6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0.25로 좋지 않다.
▲지원군 투입
김태형 감독은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시범경기서 좋지 않았으나 개막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재우를 사실상 필승조에 편입시켰다. 이재우는 12일 잠실 LG전서 선발투수 유희관에 이어 8회 2-1 리드 상황서 등판했다. 중요한 박빙 승부에 활용하겠다는 의미. 이재우는 기대대로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또한, 턱 관절 부상에서 회복, 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노경은도 불펜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노경은은 그동안 제대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했다. 최근 턱을 교정한 와이어를 완전히 해체하면서 정상적으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진 상황. 체중도 회복하고 있고, 하프피칭을 통해 복귀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중 복귀도 가능해 보인다. 김 감독은 빠른 볼을 갖고 있는 노경은이 짧은 이닝을 전력 투구할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상황. 그만큼 기존 필승조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믿을 수밖에 없다
인상적인 건 기존 필승조(윤명준-김강률-함덕주)에 대한 김 감독의 믿음. 초보감독답지 않게 흔들림이 없다. 김 감독은 윤명준이 이병규에게 스리런포를 맞은 다음 날 "다른 이유는 없다. 저쪽이 잘 치고 우리가 실투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동안 틈만 나면 세 사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김 감독. 세 사람이 흔들리고 있지만, 별 다른 지적은 물론, 심지어 평소와 다르게 격려하지도 않는다. 그저 계속 리드 상황에 투입하면서 말 없이 믿음을 보내고 있다.
사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당시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또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베테랑 타자들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한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커리어가 떨어지는 필승조가 각 팀의 경험 많은 타자를 승부처에서 넘어설 수 있느냐가 성공의 키 포인트라고 내다본 것. 두산으로선 애석하게도 고비마다 베테랑 타자에게 당하고 있다. LG 이병규와 이진영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타자들. 초보 마무리 윤명준과의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김강률과 함덕주도 마찬가지.
그러나 이 부분은 당장 어떻게 수정하거나 좋아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극강의 승부처를 계속 경험하면서 극복하는 방법을 스스로 익힐 수밖에 없다. 정재훈이 떠난 상황에서 현재 두산에 경험 많은 불펜투수는 이재우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해서 경험 많은 구원투수를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결국 올 시즌, 그리고 두산 야구의 미래를 위해 윤명준 김강률 함덕주를 믿을 수 밖에 없다. 이재우와 노경은의 합류로 역할 조정은 가능하겠지만, 기본 뼈대는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두산의 불펜 약세는 1~2년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원인도 결국 불펜이었다. 하지만, 당장 1~2년만에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김 감독이 직접 구축한 필승조를 믿고 승부처에서 기용할 수밖에 없다. 기존 필승조도 실패를 통해 배우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타선과 선발진이 많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 두산의 냉정한 현실이다.
[윤명준(위), 김강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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