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SK에게는 대형악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투구로 인해 경기는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됐다.
채병용(SK 와이번스)은 1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2회부터 등판, 6이닝 무안타 6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등 '6이닝 퍼펙트'를 기록했다. SK는 채병용의 호투 속 넥센에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지난해 5선발로 뛰며 8승 12패 평균자책점 6.37에 머물렀던 채병용은 올시즌부터 롱 릴리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전까지 5경기에 나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올렸다.
이날 등판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선발로 나선 트래비스 밴와트가 1회 박병호의 타구에 오른쪽 복숭아뼈를 맞고 병원으로 향하며 마운드에 오를 선수가 없어진 것. 채병용은 급히 몸을 풀고 2회부터 등판했다.
1회말 SK 타격이 활발히 이뤄지며 공격 시간이 길어졌다고 하더라도 완벽히 준비할 수는 없는 여건. 뛰어난 실력을 갖춘 투수라고 해도 자신의 투구를 마음껏 선보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채병용이 대반전을 이뤄냈다. 2회초 유한준을 2루수 땅볼, 박헌도를 중견수 뜬공, 윤석민을 우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을 때까지만 해도 '출발이 좋다'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채병용은 스트라이크존 양쪽 사이드를 활용하는 칼날 제구와 함께 예전 '돌직구' 명성을 떠오르게 하는 묵직한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찍히는 구속 자체는 140km 언저리였지만 상대 타자들의 배트가 늦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왔다.
3회에 이어 4회, 5회까지 상대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후에도 다르지 않았다. 6회는 서동욱과 고종욱을 바깥쪽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했으며 7회 또한 김하성과 문우람을 패스트볼로 삼진을 솎아냈다. 박병호마저 2루수 뜬공으로 돌려 세우고 이닝 마무리.
6이닝동안 65개를 던진 채병용은 8회부터 마운드를 박종훈에게 넘겼다. 6이닝 퍼펙트. 최고구속은 141km였으며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전날 정우람이 윤석민에게 3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패한 SK로서는 밴와트 부상이란 악재 속에 이날 경기마저 패한다면 분위기가 확 가라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채병용의 '반전투'가 펼쳐졌고 넥센에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LG와의 주말 3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SK를 구한 채병용의 완벽투다.
[SK 채병용.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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