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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블러드'의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약했다.
말 그대로다. 시작은 화제 그 자체였다. 드라마 '굿닥터' 콤비인 기민수 PD와 박재범 작가가 다시 만난 작품으로 이슈였다. 여기에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뱀파이어 의학드라마라는 타이틀은 기대감을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5.2%를 기록했고, 그 후에도 큰 상승은 없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은 3회 방송인 6.0%가 고작이다. 평균4%대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3%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이후 핫한 스타로 떠오른 안재현도, 시청률 보증 수표였던 구혜선,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지진희를 비롯한 중견 배우들도 '블러드' 시청률을 상승시키진 못했다.
'블러드'가 순탄치 않은 방송을 이어갈 것을 예고한 것은 방송 초반 불거진 연기력 논란이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안재현의 표정과 딱딱한 말투는 얼음왕자인 박지상의 캐릭터를 표현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동안 안정된 연기력을 펼쳤던 구혜선 마저 '연기 변신'이라는 호평 대신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다. 이렇게 초반부터 오점을 남긴 '블러드'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블러드'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전부가 아니다. 산만한 이야기와 지지부진한 전개는 극의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부모의 죽음을 파헤치는 박지상(안재현)의 이야기와 과거 자신을 구해준 소년을 기억하는 유리타(구혜선)의 이야기, 영생을 꿈꾸며 악행을 저지르는 이재욱(지진희)의 이야기는 한곳에 모이지 못했다. 각개전투를 펼치는 듯 각자의 이야기만 떠들었고, 이야기가 모아질 때쯤엔 이미 시청자들은 떠나간 후였다.
또 지지부진한 전개는 극의 긴장감마저 떨어뜨렸고, 간혹 등장하는 로봇 러비는 극의 흐름마저 끊기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러비였지만, '도대체 왜' 등장했는지 모를 정도였다.
방송 직전, 혹은 시작의 관심을 높이는 건 어렵지 않다. 스타성이 있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투입된다면 눈길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을 드라마의 완성도를 통해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시청자들의 기대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다.
['블러드' 포스터, 마지막 회. 사진 = KBS 제공, '블러드'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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