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트레이드로 kt 위즈의 ‘마법사’가 된 윤요섭의 첫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는 윤요섭의 다부진 각오는 향후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일단 윤요섭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윤요섭은 2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 kt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전날 박용근과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kt로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쓸 만한 야수가 많지 않고, 타격도 침체돼 있는 kt로서는 강속구 유망주 이준형을 내주고서라도 둘을 데리고 올 수밖에 없었다.
kt 조범현 감독은 아직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장 전력 상승 효과가 없더라도 일단 두 선수를 지켜보며 그들이 팀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경기 전 조 감독은 “윤요섭은 아직 포수로서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출전시켰다”며 “박용근도 유격수로 출전하는 데 두 선수 모두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두 선수에 대해 말했다.
조 감독의 기대를 받은 윤요섭과 박용근은 첫 경기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윤요섭은 5번 지명타자, 박용근은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용근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윤요섭은 아쉬움이 남았다.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기대했던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윤요섭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육성선수로 SK에 입단했다. 윤요섭은 지난해까지 통산 339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3리 9홈런 85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퓨처스리그(2군)에서만 13경기에 출전, 타율 3할6푼1리(36타수 13안타) 1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비록 윤요섭이 LG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kt에 오게 됐지만, 그는 1군 경험이 풍부하고 힘이 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장타력이 부족한 kt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본인의 의사가 아닌 타의에 의해 이뤄지며 윤요섭의 기분이 달갑지만은 않았다. 윤요섭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실력이 부족해서 타의에 의해 이뤄진 트레이드다. 그래서 기분이 찜찜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요섭은 새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도 보여줬다. 그는 “일단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면서 “마냥 슬퍼하기도, 기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LG) 2군에서는 올해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포수로 나서지는 못했지만 훈련은 계속했다. 당연히 포수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다할 자신이 있다. (나를) 믿고 시켜준다면 무슨 포지션이든지 열심히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 감독은 윤요섭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새 팀에 합류한 윤요섭은 신중했다. 그는 “나 하나로 인해 분위기가 사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하던대로 하면서 팀에 녹아들겠다. kt에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제가 더욱 신중히 행동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팀에서 자연스럽게 선수들과 어울려 팀 성적 상승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요섭은 오랫동안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인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삼진도 두 차례나 당했다. 그러나 이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다. 1군 무대에 빨리 적응만 한다면 장타력이 부족한 kt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윤요섭이다.
또 포수 포지션에서 용덕한이 타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윤요섭이 포수로서도 조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는다면 kt와 윤요섭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윤요섭에게는 아직 적응이 필요하다.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윤요섭이 과연 시즌 초반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kt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요섭. 사진 =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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