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이 시즌 2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더 확실한 믿음을 줄 필요가 있다.
하렐은 23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6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5피안타(1홈런) 5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 102개 중 스트라이크 58개. 팀의 5-2 승리로 루카스는 시즌 2승(2패)째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6.43에서 5.88(26이닝 17자책)로 다소 떨어트렸다.
루카스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43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가장 최근 등판인 17일 SK 와이번스전서 6⅔이닝 1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내면서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매 이닝 위태로운 투구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최고 구속 148km 직구(26개)와 투심(34개), 커브(28개) 위주의 투구를 했고, 커터와 체인지업을 각각 7개씩 섞었다.
루카스는 1회초 2아웃을 잘 잡고 김경언에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최진행의 안타, 권용관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송주호를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에는 1사 후 정근우의 볼넷, 김경언의 내야안타로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김태균을 4-6-3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막았다.
4회가 최대 위기. 선두타자 최진행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고, 김회성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정범모의 희생번트 때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냈고, 대타 이성열은 루킹 삼진 처리하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고동진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직면했으나 이용규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선두타자 정근우와 김경언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김태균에 내준 볼넷이 문제였다. 후속타자 최진행에 5구째 146km 직구를 공략당해 좌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단숨에 3-2 한 점 차까지 쫓긴 것. 김회성에 안타를 내주며 흔들린 루카스. 정범모에게도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으나 좌익수 이병규(7)가 담장 앞에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일단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것.
5회까지 투구수는 102개였다. 이닝당 20구 이상 던진 셈. 결국 6회부터 윤지웅에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이후 타선이 2점을 더 뽑아냈고, 계투진이 실점을 막아 루카스의 2승이 완성됐다.
루카스는 지난 SK전 첫 승 이전까지 고질적인 문제를 노출했다. 잘 던지다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 지난달 31일 롯데전 5회 4실점, 5일 삼성전 4회 5실점, 11일 두산전 3회 4실점으로 분위기를 넘겨줬다. 단숨에 흐름이 넘어가면 야수들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이날도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볼넷과 투런포를 허용해 위기에 몰렸다. 정범모의 타구가 아웃 처리되지 않았다면 또 한 번 와르르 무너질 뻔했다.
일단 2승을 챙겼으니 다행이다. 5이닝 2실점이라는 기록도 썩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루카스에 대한 기대치를 생각하면 이날과 같은 살얼음판 투구는 어울리지 않는다. 과연 루카스가 다음 등판에선 확실한 믿음을 줄 수 있을까. 한 번 지켜볼 일이다.
[루카스 하렐.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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