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말 그대로 그라운드 호령 가능성을 확인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23일 광주 롯데전서 군산상고, 건국대를 졸업한 신인 외야수 김호령을 톱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포지션은 중견수. 외야수들의 줄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김호령은 그날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 감독은 2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톱타자로 김호령을 내보낸다. 이틀 정도는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LG 시절부터 무명이면서도 가능성 있는 젊은 야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이미 KIA에서도 강한울을 주전 유격수로 밀어붙이고 있고, 1군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최용규(2008년 입단)를 2루수로 쓰고 있다.
이번엔 김호령 차례다. 김 감독은 "작년 마무리훈련 때부터 본 게 있다.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오늘, 내일 지켜볼 계획이다"라고 했다. 이어 발도 빠르고 수비도 곧 잘한다며 김호령을 치켜세웠다. 1군 경험이 전무한 타자를 톱타자로 쓰는 것. 김 감독과 KIA로선 엄청난 모험이다.
그런데 의외로 김호령이 가능성이 돋보인다. 데뷔전이었던 22일 광주 롯데전서도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더니, 이날은 1회와 3회에 연이어 안타를 날렸다. 3경기 연속 안타. 1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 장원준에게 좌선상 2루타를 날렸고, 3회에도 우전안타를 날려 기회를 이어갔다. 5회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7회에는 볼넷을 골라내기도 했다.
김호령은 9회에는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날 기록은 4타수 2안타 1볼넷 1삼진. 필과 함께 멀티히트. 이날 KIA가 친 안타가 6개였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김호령이 KIA 타선을 이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통 신인, 저연차 선수들이 1군 데뷔 직후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달리 김호령의 출발은 매우 좋다. 김 감독이 가능성을 인정했고, 기대대로 그라운드를 호령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KIA로선 패배 속에서 김호령을 건졌다.
물론 아직 김호령은 더 많은 경기를 통해 제대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직 다른 팀들도, KIA도 김호령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김호령이 단기간에 이 정도의 성과를 내는데 김 감독으로선 그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존 주전들이 돌아오기 전까지 충분히 기회를 줘도 될 것 같다.
[김호령.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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