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번(타순) 정도 치면 잘할 것 같은데..."
KT 전력을 냉정하게 평가해보자. 어느 파트도 탄탄한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파트는 타선. 전반적인 힘이 약하다 보니, 점수를 넉넉하게 뽑을 수 없다. 투수들은 더 잘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벤치에서 작전 한 번 내는 것도 조심스럽다. 사실 조범현 감독은 신생팀을 맡아본 경험도 있고,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도 있다. 베테랑급 감독이지만, 기본적으로 타선이 허약하다 보니 마땅히 승부를 걸 타이밍을 찾기도 어렵다. 시즌 중 라이브배팅도 해보고, 박용근과 윤요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확실한 해결책을 찾지는 못한 상황.
KT 공격 주요수치를 보자. 팀 타율(0.217), 팀 득점권타율(0.173), 팀 홈런(10개), 팀 타점(59개), 팀 득점(64개), 팀 출루율(0.305), 팀 장타율(0.313) 등 대부분 주요 지표가 리그 최하위. 그나마 팀 도루 23개로 공동 3위인데, 결정타 한 방이 부족해 득점력 극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김상현의 현주소
28일 잠실 두산전 선발라인업은 이대형-박용근-박경수-김상현-윤요섭-송민섭-신명철-심우준-용덕한. 몇몇 이름값 있는 선수들은 보인다. 하지만, 전성기에서 내려오면서 기량이 예전 같지 않은 케이스가 많다. 팬들에게 낯선 이름들은 1군 적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냉정한 현 주소. 여기에 그나마 제 몫을 해주던 외국인타자 앤디 마르테와 조 감독이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려던 김사연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가뜩이나 약한 라인업이 더 약해졌다. 베테랑 타자 장성호의 부상 공백도 크다.
현재 KT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선수는 누구일까. 기량, 연차, 무게감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때 결국 김상현이다. 하지만, 2009년 KIA에서 최전성기를 보낸 이후 그 폭발력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IA와 SK를 거쳐 KT에서 마지막으로 부활을 노리는 상황.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 팀을 들었다 놨다 한다"라며 웃었다. 좀 더 꾸준하게 활약해주길 바라는 눈치.
김상현은 올 시즌 23경기서 84타수 20안타 타율 0.238 5홈런 12타점을 기록 중이다. 1경기 2홈런을 두 차례 기록했지만, 꾸준한 맛은 떨어진다. 득점권타율은 타율보다 더 낮은 0.167. 28일 경기서도 4타수 무안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득점권이나 승부처에서 맥 없이 삼진만 3차례 당했다. 부진한 타자가 워낙 많으니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마르테, 장성호 등이 없는 현 상황에서 김상현이 중심을 잡아줘야 KT 타선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다. 김상현을 제외하고 현재 KT 라인업에서 구심점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정도의 커리어와 기량을 지닌 타자는 없다.
▲조범현 감독의 진단
핵심은 김상현이 2009년의 그 좋았던 스윙 매커니즘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 조 감독은 "지금도 힘은 좋다"라고 했다. 결국 기술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 조 감독은 "원인은 있는데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이어 "본인도 잘하고 싶을 것이다. 될 듯 될 듯 안 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타격 코치와 꾸준히 스킨십을 하면서 수정 작업을 해나갈 수밖에 없다. 아직 올 시즌은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그와는 별개로 조 감독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부담감이다. 그는 "상현이가 자신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마르테, 장성호, 김사연 등이 빠져나가면서 팀 타선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진 상황. 그게 스트레스와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것. 예민한 작업인 타격은 멘탈이 의외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조 감독은 "상현이가 다른 선수들이 타선 중심을 잡고 잘 치면서 6번 정도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분명히 잘 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른 선수들이 중심타선을 이끌면 부담감도 덜고 오히려 타격이 잘 풀릴 것이라는 것. 하지만, KT 타선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없는 살림에 김상현이 4번을 칠 수 밖에 없는 상황. 조 감독도 김상현의 부진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또 다시 4번에 그를 넣었다. 결국 김상현의 침체와 KT 타선의 전체적인 침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모양새.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김상현(위), KT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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