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남경호는 지금이 성장 최적기다.
두산 마운드의 전체적인 짜임새는 지난해보다 좋아졌다. 이현승이 합류하면 5선발 로테이션이 완벽하게 구축된다. 임시 5선발 진야곱은 성장 중이다. 무엇보다도 유네스키 마야의 진화와 장원준의 가세가 선발진을 강화시켰다. 마무리 윤명준을 축으로 셋업맨 이재우 김강률 함덕주에 곧 노경은까지 필승조에 가세하는 불펜도 불안요소는 있지만, 짜임새가 있다.
중심축이 튼튼하게 구축되면, 곁가지도 덩달아 성장할 수 있다. 주요 투수들의 역할분담이 체계적으로 정착되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젊은 투수들도 부담 없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는 것. 두산도 이런 흐름을 만들어가야 장기적으로 마운드를 강화시킬 수 있다. 현재 두산 마운드를 보면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투수가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차지명으로 영입한 서울고 출신 우완 남경호가 있다.
▲2G 2⅔이닝 6탈삼진
남경호는 지난해 서울고 마운드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프로 즉시전력감은 아니라는 평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당시 두산 스카우트팀은 남경호를 택하면서 "미래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라고 했다. 체격조건은 185cm에 85kg. 준수하다. 하지만, 직구 최고구속이 140km대 초반. 아직 몸에 파워가 붙지 않은 느낌. 좀 더 체계적으로 벌크업을 해서 구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남경호는 1군에 꾸준히 머물러있다. 그에겐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게 아닌 결정적인 장점이 있다. 공격적인 투구. 단 2경기에 등판했지만, 남경호의 공격적 피칭은 단연 눈에 띄었다. 21일 목동 넥센전서는 사실상 패전처리로 기용, 1⅓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 3개를 솎아냈다. 심지어 26일 잠실 KIA전서는 사실상 박빙(2-3 열세)이었는데도 1⅓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2경기 2⅔이닝 6탈삼진 무실점. 표본이 적어서 정확하게 평가하긴 이르다. 아직 타 구단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꽂는 마인드와 탈삼진 능력이 있는 건 고무적이다. 제법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갖고 있다. 공을 받자마자 곧바로 투구하는 빠른 템포도 돋보인다. 지난해 스카우트팀이 평가했던 것 이상으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성장 최적기
두산 불펜은 노경은의 합류로 틀이 어느 정도 갖춰졌다. 남경호같은 신예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 1군에서 필승조를 뒷받침하면서, 비상시에는 조금씩 타이트한 승부에도 적응해나가면 된다. 지난 28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남경호는 "그저 열심히 던진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간다.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던진다. 아무래도 타자들이 내 볼을 잘 모르니까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했다.
1군에서 강타자들을 연이어 상대했지만, 위축되는 모습이 없다. 남경호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에 처음으로 등판했을 때는 엄청 떨렸다. 지금은 즐긴다는 생각이다. (최)재훈이 형이 사인을 내주는대로 곧바로 승부했다"라고 했다. 이어 "본래 투구 템포가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를 즐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남경호는 "요즘 체인지업이 좋다. 다만 원래 주무기는 슬라이더인데 연습이 더 필요할 것 같다"라고 했다.
아직 만 19세.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게 더 많다. 두산은 남경호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 그동안 서울의 좋은 신인 자원을 많이 뽑았지만, 최근 성공률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결국 마운드가 중, 장기적으로 강해지려면 젊은 투수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게 유일한 해답. 2군에서 꾸준한 등판도 필요하고, 1군의 꽉 짜인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선배들을 보고 느끼고 자극을 받을 필요도 있다.지금이 남경호의 성장 최적기다.
[남경호(가운데의 경우 가장 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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