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이제 새 둥지 한화에서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헌신해야죠."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이 지난 2월 스프링캠프 당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지난 3년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며 38승(21패)을 따냈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적으로 만난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처음으로.
유먼은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전에 선발 등판한다. 정규시즌 롯데전 첫 등판.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롯데와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SK전에 선발 등판한 뒤 4일 쉬고 마운드에 오른다.
유먼은 국내 무대 첫해인 2012년 29경기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이듬해(2013)에도 31경기에서 13승 4패 평균자책점 3.54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지난해에는 12승(10패)을 올리며 3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지만 평균자책점은 5.93으로 크게 올랐다. 유먼이 한화와 계약할 당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았던 이유다.
올 시즌 5경기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4.34.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최근 페이스는 괜찮다. 퀄리티스타트도 2차례 기록했다. 지난달 1일 두산 베어스전과 21일 LG 트윈스전을 제외하면 나름대로 잘 버텼다. 지난달 26일 대전 SK전서는 5이닝 3실점(2자책)하고 승패 없이 물러났는데, 당시 김성근 한화 감독은 "유먼이 2회 위기에서 2점으로 막아준 게 컸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유먼은 롯데 팬들에게 여전히 고마워하고 있다. 그는 "롯데를 떠난 게 내 결정이 아니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롯데 팬들은 내가 처음 왔을 때 반겨준 이들이다. 앞으로도 좋은 관계 유지하고 싶고, 하루빨리 사직구장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지난 사직 3연전(4월 10일~12일)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새 홈구장인 대전에서 친정팀을 상대하게 된 것.
전날 엔트리 기준으로 유먼이 상대해 본 롯데 주축 타자는 최준석이 유일하다. 최준석이 두산 베어스에서 뛸 때(2012~2013년) 만난 것. 상대전적도 3타석 1타수 무안타 2볼넷이라 표본이 작다. 즉 롯데 시절 자체 청백전 외에는 겨뤄보지 않았던 타자들이 대부분이다. 지난 3년간 유먼의 공을 직접 받은 포수 강민호의 역할이 커 보인다.
롯데 선발투수는 송승준이다. 올해는 한화전 한 경기에 등판해 6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2013년 한화전 5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잘 던졌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3경기에서 2패만 당했다. 한화 타자 중 최근 3년간 김태균(20타수 8안타)과 정근우(10타수 4안타, 이상 타율 0.400), 이용규(13타수 4안타, 0.308)가 송승준에 비교적 강했다.
빈볼 사건 이후 첫 만남이라는 점도 관심거리다. 지난달 12일 사직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빈볼로 인한 벤치클링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김 감독과 이동걸은 물론 한화 구단까지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그러면서 이번 3연전에 대한 관심이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일단 김 감독과 이종운 롯데 감독 모두 "지난 일은 잊자"는 분위기다. 3연전 기선제압이 중요한 건 당연지사. 전날 KIA전서 시즌 2번째 영봉승을 따낸 한화로선 유먼이 흐름을 이어주길 바랄 뿐이다.
유먼은 "한화 팬들과 함께하게 돼 행복하다"며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는 대단하다. 그 에너지를 받고 싶다"고 했다. 1일은 금요일이자 근로자의 날,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전망이다. 유먼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는 호투로 승리를 돕는 것뿐이다.
[쉐인 유먼.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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