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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송은범, 배영수, 탈보트가 버텨주면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야신'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의 말이다. 한화는 지난달까지 24경기에서 13승 11패로 선전했다. 2001년 이후 최고 승률로 4월을 마쳤다. 순위도 공동 4위. 무엇보다 지난 5년간 단 한 번도 4월 승률 4할을 넘지 못했는데, 올해는 5할을 웃돌았다.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김 감독은 "권혁과 배영수가 막아주면서 이기는 패턴이 생겼다. 그게 성적이 나온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월에는 많이 이겨야지. 늦어도 15일 전에는 윤규진이 돌아오지 않겠나. 그때까지 권혁이 고생하고, 송은범과 배영수, 탈보트가 바로 서줘야 한다. 셋이 버텨주면 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로 영입한 송은범과 배영수는 한화 마운드에 큰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아직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송은범은 7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는데,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았다. 김 감독도 지난달 24일 그를 2군으로 보내며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건 지난 26일 퓨처스리그 고양 다이노스전서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9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완투승을 따낸 점.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자원이라 활용도가 높다. 송은범이 제 몫만 해주면 마운드 운용이 무척 편해진다.
배영수는 올 시즌 5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2.10을 기록 중이다. 특히 피안타율이 3할 6푼 4리로 높은 편. 김 감독은 "뭔가 부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25일 SK전서 ⅓이닝 3실점한 뒤 아직 등판 기록이 없다. 김 감독은 당시 "배영수의 그런 모습을 처음 봤다"며 "마운드에서 정말 강한 선수인데 압박감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일단 배영수는 당장 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 등판(4월 10일 4⅔이닝 7실점)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
탈보트도 올 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승 2패 평균자책점 7.66으로 좋지 않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2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16.39(9⅓이닝 17자책)에 달한다. 지난 2012년 삼성에서 14승(3패)을 거뒀을 때 모습은 아니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대 중후반에 불과했지만 위력적인 서클체인지업과 날카로운 제구로 상대를 압도했다. 최근에는 구속이 올랐으나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
흥미로운 건 셋 다 투수라는 점. 한화는 박정진-권혁으로 이어지는 필승 라인이 확실히 자리를 잡았지만 아직 김 감독의 성에 차지 않는 듯하다. 스프링캠프서도 마운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김 감독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 그는 "5월은 하루하루가 싸움이다. 여유 갖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윤규진의 복귀 시점도 중요한데, 늦어도 15일까지는 돌아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윤규진은 "이제 캐치볼을 시작했다. 빨리 던지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송은범과 배영수, 그리고 탈보트의 공통점은 올 시즌 처음 한화 유니폼을 입은 것. 그만큼 기대가 크다. 김 감독이 이들을 키플레이어로 꼽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 감독은 "4월까지 송은범과 배영수, 탈보트가 안 좋았지만 박정진과 권혁이 막아줘서 확실히 잡았다"고 했다. 이젠 셋이 보여줄 때가 됐다.
[송은범, 배영수, 미치 탈보트(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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