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박정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섰다. 비록 안타를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박정진은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 7회 구원 등판,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고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공 10개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홀드를 챙겼다. 그런데 타석에서 보여준 박정진의 모습이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정진은 팀이 7-5 역전에 성공한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장성우를 2구 만에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마쳤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였다. 한화의 9번 타자가 박정진이었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애초 송주호가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5회말 이성열, 6회말에는 김태완이 각각 대타로 들어섰다. 2번 타자 2루수 정근우가 강경학, 7번 타자 포수 정범모가 조인성으로 바뀐데다 마지막 남은 야수 한상훈도 권용관 대신 8번 타자로 들어가면서 야수 엔트리를 모두 소비했다. 지명타자였던 최진행이 좌익수 수비에 들어가면서 7회 마운드에 오른 정대훈이 9번 타자가 됐고, 박정진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데뷔 17년 차에 첫 타석 기회를 얻게 된 것.
박정진은 헬멧을 고쳐 쓰고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다. 홈팬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정진의 안타를 바라는 응원가도 나왔다.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롯데 이인복의 초구 볼을 잘 골라낸 박정진은 2구째를 흘려보낸 뒤 3구째 바깥쪽 공에 헛스윙을 했다. 4구째를 커트해내자 관중석에서 어마어마한 함성이 터졌다.
곧이어 박정진은 이인복의 5구째를 잘 받아쳤다. 타구는 투수 이인복의 글러브를 맞고 느리게 흘러갔다. 웬만한 타자라면 충분히 내야 안타가 될 상황. 그러나 박정진의 본연의 임무는 투수였다. 전력 질주했지만 더 힘을 뺄 수는 없었다. 결국 유격수 땅볼로 아웃. 그러나 홈팬들은 박정진의 투혼에 기립박수를 보냈고, 그의 이름 석 자를 연호했다. 박정진은 8회초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정훈을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박정진이 임무를 마친 순간.
바뀐 투수 권혁이 나머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한화의 승리가 완성됐다. 박정진으로선 잘 막고 이긴 경기다. 그러니 데뷔 첫 타석을 돌아보며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박정진. 사진 =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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