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 외야수 김경언은 올해로 데뷔 15년차다. 냉정히 말해 2013년까진 그저 그런 선수에 불과했으나 지난 시즌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에 성공했고, 올해는 팀의 중심타자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3번 타자로서 해결사 본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경언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타율 3할 6푼 3리 4홈런 19타점, 출루율 4할 3푼 3리를 기록 중이다. 타격 부문 리그 4위. 지난해 89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3리 8홈런 52타점 출루율 3할 9푼 7리 활약이 반짝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3년 8억 5천만원, 비교적 염가에 FA 계약을 체결했지만 가격대 성능비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전날(1일) 대전 롯데전은 그야말로 '김경언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말 솔로 홈런으로 한화의 팀 통산 32,000번째 안타의 주인공이 됐고, 4-5로 끌려가던 6회말 만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려 결승타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올 시즌 25경기 중 3경기를 제외한 전 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냈고, 멀티히트도 9차례 기록했다.
특히 '진짜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점이 매력이다. 김경언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 8리(26타수 8안타) 15타점. 그런데 주자 2, 3루 상황과 만루 상황에서 성적이 5타수 4안타(타율 0.800) 8타점이다. 반드시 득점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경언이 얼마나 잘해줬는지 보여주는 대목. 주자 있는 상황에서 타율 3할 5푼 9리(39타수 14안타) 15타점으로 잘 쳤다. 2스트라이크 이후 성적도 3할 8리(52타수 16안타) 1홈런 11타점. 그만큼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2스트라이크 이후 궤적을 그려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김경언은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성적은 타율 4할 2푼 1리(57타수 24안타) 3홈런 13타점으로 리그 최정상급이다. 2아웃 상황에서도 타율 4할 8푼(25타수 12안타)에 10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결승타도 4차례나 기록했다. 한화 팬들이 김경언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대를 놓지 않는 이유다.
김경언은 특별한 활약 비결보다는 "작년 흐름을 잇는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한다. 하지만 확실히 한 자리를 꿰차면서 심적으로 편해진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김경언은 "예전에는 조금만 못해도 빠지곤 했는데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운도 많이 따른다. 세게 치는 것보다 배트 중심에 공을 맞힌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지난 1월 고치 1차 캠프 당시 "김경언이 작년보다 좋아졌다. 수비와 송구도 발전했다. 3번 타자로도 쓸 수 있겠다"고 말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김경언은 부정할 수 없는 리그 최정상급 3번타자로 거듭났다. 그는 "선수들이 다 같이 하자는 분위기다. 힘들어도 야구가 잘되니 좋다. 이제 고개 들고 다닐 수 있다"며 웃었다.
[김경언. 사진 =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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