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한화는 보는 자체로 즐거운 팀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 지난 3년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38승을 올린 그가 독수리 군단의 일원이 됐다. 올 시즌 6경기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5.01. 아직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전날(1일) 친정팀 롯데와의 첫 맞대결서는 3⅓이닝 5실점(4자책)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롯데 타자들이 초반부터 적극적인 번트 공세로 유먼을 흔들었다.
하지만 유먼은 전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다. 팀 승리로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특유의 유쾌한 모습으로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롯데 선수들과도 반갑게 인사했다. 강민호는 "어제 초구 체인지업 던진다면서 왜 직구 던졌느냐"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유먼은 "그래도 2루타를 치지 않았느냐. 쉬운 공을 줬다. 다음에는 어렵게 갈 것이다"며 받아쳤다.
유먼의 적응력은 이미 검증됐다. 지난 1월 고치 1차 캠프 당시 "나는 쉐인 유먼, 한국 사람"이라고 말하며 친근한 첫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찜닭, 튀김 소보로빵 등 한식을 즐겨 먹기도 한다.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건 물론이다.
유먼은 "롯데 상대로 처음 던지니 만감이 교차했는데, 그게 경기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됐다"며 "롯데 타자들이 번트로 공략한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1루 송구를 정확히 했어야 한다. 내가 롯데에 있을 때는 번트를 잘 못 댔는데 어제(1일)는 잘하더라"며 웃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롯데 타자들이 번트 잘 대더라"고 했다.
한화 동료들과 끈끈한 믿음이 생겼다. 수비 실책을 범한 김경언이 유먼에게 "미안하다"고 세 번이나 말했단다. 이에 유먼은 "경기의 일부다.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어찌됐든 경기에 이겼으니 문제없다"며 쿨하게 받아넘겼다. 그러면서 "한화는 재미있는 팀이다. 보는 자체로 즐겁다. 매일같이 박빙 승부를 펼치다 보니 내가 60살 정도 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계속 이기고 있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한화는 올 시즌 15승 중 7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1점차 승리도 4차례 기록했다. 김 감독도 "에전에는 못 잡던 경기를 잡으면서 선수들이 힘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어찌됐든 접전 속 승리나 대승이나 똑같이 1승이 주어진다. 접전 속에서 이겼을 때 짜릿함은 설명할 필요가 없다.
유먼은 "경기를 잘 풀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오늘은 러닝과 웨이트를 잘해야 한다"며 다음 등판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한화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은 게 롯데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팀이 어려울 때 큰 힘이 된다"며 고마워했다.
[쉐인 유먼(왼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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