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이것이 한화 이글스 팬의 힘이 아닐까.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서 5-3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2번째 3연승, 시즌 전적 15승 11패로 리그 단독 3위에 올라선 한화다.
더 놀라운 사실 하나. 한화는 올 시즌 홈경기 매진시 5전 전승 행진 중이다. 지난달 18일 NC 다이노스전과 25~26일 SK 와이번스전, 그리고 전날(1일) 롯데전에 이어 2일 경기도 13,000석 전석 매진됐다. 달라진 경기력에 연일 만원 관중이 들어찬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고, 선수들도 팬과 호흡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팬들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 경기 지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팬들이 뭔가 기다리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심 팀이 홈경기 매진시 전승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가길 바랐을 터. 초반부터 김 감독의 뜻대로 경기가 풀렸다.
한화 팬들은 '보살팬'이라 불린다. 지난 3년 연속 최하위, 6시즌 중 5차례 최하위라는 불명예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했다. 1승도 아닌 한 점에 "나는 행복합니다"를 외쳤다. 때론 패배에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내일은 이길 것이다"며 희망을 노래했다. 그러니 올 시즌 초반 순항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 5년간 한화의 4월 승률은 4할을 밑돌았다. 지는 경기에 익숙했다.
그런데 올해는 확 달라졌다. 이날 전까지 홈경기 6연승을 질주했고, 만원 관중이 들어찬 경기에서 4전 전승이었다. 시즌 성적도 14승 11패로 승률 5할을 웃돌았다. 분명 생소한 풍경이다. 그리고 이날도 5-3 승리로 홈경기 7연승과 더불어 매진시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간 한화다.
경기력도 훌륭했다. 김 감독이 5월 키플레이어로 꼽은 배영수는 6⅓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와 승리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타선에서는 최진행과 정근우가 시원한 홈런포로 갈증을 풀어줬다. 송창식과 정대훈, 권혁은 2점 차 리드를 확실히 지켜줬다.
특히 7회초 배영수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 팬들의 기립박수에 모자를 벗어 화답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이것이 팬과 선수의 호흡이다. 한화의 베테랑 선수들은 "팀이 끈끈해졌다"는 말을 많이 한다. 팬들도 오랜 기다림 속에서 더 끈끈해졌다. 또 다른 변화다.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 모인 팬들. 사진 =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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