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대타작전, 류중일·염경엽 공통견해 "결과론"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결과론이다."

5일 목동 넥센-삼성전의 하이라이트는 6회말 1사 만루 상황서 넥센의 대타작전이 연이어 성공한 장면이다. 3-4로 뒤진 넥센은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급히 마운드에 올라온 삼성 사이드암 심창민이 넥센 김하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넥센은 우타자 박동원과 김지수가 연이어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상황.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사이드암 심창민을 상대로 좌타자 문우람과 고종욱을 연이어 넣었다. 삼성은 심창민을 계속 밀어붙였다. 문우람은 심창민에게 2타점 우전적시타를 맞았다. 결승타. 뒤이어 고종욱은 1사 1,2루 상황서 우월 스리런포를 작렬했다. 3-4로 뒤졌던 넥센은 순식간에 8-4 역전을 일궈냈고,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6일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당연히 희비가 엇갈린 표정. 그러나 대타는 결과론이라는 대명제에는 동의했다. 염 감독은 "작전이 좋았다며 언론이 띄워주니까 기분은 좋다"라고 웃었다. 그러나 이내 "결과가 좋으니 좋은 작전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좋은 감독도 선수가 만드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만약 김하성이 안타를 쳤다면 대타를 쓰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보탰다.

물론 염 감독은 "선수들을 준비 잘 시켜놓는 게 감독이 할 일"이라고 했다. 문우람과 고종욱은 좌완 선발 차우찬에 대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고, 승부처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 또 하나. 염 감독은 "심창민은 직구보다 커브 제구력이 더 좋다.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면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결국 좌타자 입장에서 안쪽으로 휘어들어오는 커브가 상대적으로 공략이 쉽다는 의미. 염 감독은 "고종욱은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갔지만, 홈런을 잘 쳤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속이 쓰린 표정. "잘 못 잤다"는 그는 "심창민이 150km을 던졌다. 왼손대타가 나오길래 박근홍이나 백정현으로 바꿀까 생각도 했지만, 갑자기 대타가 나와서 150km 공을 치겠나 싶었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안타와 홈런이 연이어 나왔다. 류 감독은 "두 방 두드려 맞으니까 '아, 바꿀걸' 싶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류 감독은 "이래서 투수교체가 제일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만약 심창민이 김하성을 삼진 잡은 뒤 문우람을 더블플레이로 처리했다면 우리 작전이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세분화된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야구를 하는 주체는 선수들. 류 감독은 "그래서 찬물 떠놓고 빈다"라고 껄껄 웃었다.

[류중일 감독과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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