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고동현 기자] 제구가 어느 정도 잡히자 남부럽지 않은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덕분에 데뷔 첫 선발승까지 거머 쥐었다.
박종훈(SK 와이번스)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4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2010년 프로 데뷔 이후 첫 선발승이다.
박종훈은 '언더핸드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극단적 유형의 잠수함 투수다. 던질 때 손이 거의 땅에 닿을 정도다. 그는 언더핸드로 처음 바꾼 중학교 시절에는 10개의 투구 중 7~8개가 손이 땅에 닿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단점은 들쭉날쭉한 제구력. 고등학교 시절에도 약점으로 지적됐으며 이는 프로 데뷔 초기에도 다르지 않았다. 2012시즌 18이닝을 던지며 16개 탈삼진과 14개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1이닝 당 1개의 사사구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2년간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그는 올해들어 다소 안정된 제구를 선보였다. 이날 전까지 7경기에 나서 9⅓이닝 6피안타 11탈삼진 5볼넷 2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수준급 제구를 갖춘 선수들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일취월장했다.
시즌 첫 7경기를 중간계투로 뛴 박종훈은 이날 선발 기회를 얻었다. 기존 5선발인 백인식 부진과 함께 트래비스 밴와트 이탈까지 겹친 것. 2012년 6월 7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63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군 입대 전 등판한 4차례 선발 때는 제구 난조 속 대부분 조기강판됐지만 이날은 달랐다. 가끔 제구가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공이 형성됐다. 이로 인해 버리는 공이 많이 없어졌고 상대 타자들도 박종훈과의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구종은 패스트볼과 커브, 단 두 개였지만 타자들과 성공적인 승부를 펼쳤다.
이날 박종훈은 6회 2아웃을 잡을 때까지 단 한 개의 볼넷만 내줬다. 안정된 제구 속 투구수도 93개로 이닝에 비해 아주 많지 않았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물러난 가운데 불펜이 동점과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대망의 데뷔 첫 선발승이 이뤄졌다.
박종훈의 투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언제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드디어 제구가 잡히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데뷔 첫 선발승도 따라왔다.
[SK 박종훈.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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