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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리한 19금 로맨틱 코미디가 나타났다. 치고 빠지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아슬아슬한 19금 수위에 도달했다 싶으면 곧 포복절도 상황으로 웃음을 선사하고, 또 가슴 아린 로맨스로 뭉클함을 안긴다.
영화 ‘연애의 맛’은 여자의 속만 알고 정작 마음은 모르는 허세작렬 산부인과 전문의 왕성기(오지호)와 제대로 된 연애 경험은 전무한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강예원)의 좌충우돌 코믹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19금으로 똘똘 뭉친 듯 하지만 포장만 벗겨내면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이가 바로 김아론 감독이다.
“연출 제의를 받고 나서 조금 걱정이 앞섰어요. 워낙 19금 소재였고, 이런 부분들이 너무 상업적으로만 부각되면 안 되겠다 싶었죠. 각색 작업을 하며 상업적인 19금 로맨틱 코미디에 어떻게 제 개성을 입힐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우려했던 것 보다 19금과 로맨틱 코미디 느낌을 균형 있게 가져간 것 같아요.”
김아론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된 후 시나리오를 각색하는 작업을 거쳤다. 덕분에 영화와 어울리지 않았던 수위가 센 19금 장면들이 삭제됐다. 블라인드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며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감독의 말에 따르면 ‘세공’이나 다름없는 작업이었다. 그 결과 수위가 높았던 실제 시나리오 보다 19금은 낮추고 로맨틱 코미디 느낌은 한껏 살린 영화가 탄생했다.
“보통 로맨틱 코미디와 다르게 거친 핸드헬드를 많이 쓴다든지, 인물이 대립할 때 벽을 보고 이야기한다든지 해요. 코미디 영화는 전형적으로 드라마 같이 찍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영화는 대립되고 각을 세우는 장면에서는 미스매칭되는 듯한 콘티를 많이 가져갔죠. 익히 봐 오지 않은 형식이기 때문에 상업영화 안에서 할 수 있는 범위까지의 한계선을 적절히 맞추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실제 이런 장면들이 더 있었는데 편집을 하면서, 앞서 이야기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세공하는 작업을 했어요.”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은 바로 배우들. 오지호와 강예원이 여러 아이디어를 냈고, 실제 영화에 반영됐다. 일례로 비교기과 의사인 길신설이 진료를 볼 때 후끈 달아오른 환자를 진정시키기 위해 애국가가 등장하는데, 이 때 노래를 삽입을 제안한 사람이 강예원이다. 강예원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감독님을 귀찮게 한 것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로 감독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본인은 귀찮게 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저는 연출의 한 과정이니 좋았어요. 되레 말을 하지 않는 배우보다는 강예원 씨 같은 경우가 편하죠. 저희 배우들은 의사소통이 적극적이라 좋았어요. 코미디 영화다 보니 연출자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배우들에게 주입시켜 연출하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연기하는 터전을 만들어주고자 했어요. 연출자가 너무 개입하는 것보다는 그들이 합을 맞춰 할 수 있는 걸 도와주려 했죠.”
웃음과 얼굴이 후끈해질 만한 19금 대사와 상황들이 가미된 영화지만 ‘연애의 맛’의 진짜 얼굴은 연애 낙제점을 받은 두 남녀가 펼쳐나가는 러브스토리다. 영화를 보고 나면 ‘연애의 맛’을 둘러싸고 있는 19금 설정들은 외피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
“기본적으로 콤플렉스를 극복해나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나가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고전적 구조를 가지고 있죠. 그런 것들을 따로 공부한다기 보다는 저도 연애를 해왔고 봐온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녹아있지 않나 생각해요. ‘연애의 맛’은 기본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포장은 섹시한 로맨틱 코미디이지만요.”
[김아론 감독.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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