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날쌘돌이' 정근우에 대한 걱정은 사치일 뿐이다. 기다리면 알아서 제 기량을 보여준다.
한화는 8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서 10-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벗어난 한화는 시즌 전적 17승 14패를 마크했다. 이날 승리에는 정근우의 4타점이 결정적이었다. 3회초 동점 2타점 2루타, 6회초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 모두 정근우의 클래스를 보여준 대목이다. 9회초 마지막 공격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재빠른 도루로 쐐기점에 기여했다.
정근우는 이날 3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늘 서던 2번 타자가 아니었다. 김태균과 김경언이 각각 허벅지, 복숭아뼈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하면서 중심타선에 배치된 것. 김성근 한화 감독은 "우리 팀에 승진한 사람이 많다. 정근우도 3번 치잖아"라며 껄껄 웃었다.
사실 그리 어색한 자리는 아니었다. 정근우는 지난해 3번 타자로 나서 타율 2할 9푼 5리(156타수 46안타) 2홈런 21타점을 올렸다. 3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것. 타순 변동이 부담스러울 까닭은 없었다. 1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1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오히려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했다.
정근우는 팀이 0-2로 뒤진 3회초 1사 2, 3루 상황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두산 선발 유네스키 마야의 136km 슬라이더를 기막히게 받아쳤다. 정말 필요할 때 한 방이 나왔다. 이후 한화는 이종환과 조인성의 적시타로 4-2 역전에 성공했다.
4-4 동점이던 6회초. 한화는 2사 만루 상황에서 김경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한 점은 불안했다. 추가점이 필요했고, 정근우가 해결했다. 마야의 3구째 109km 커브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1루를 밟은 정근우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잠실구장 3루측 관중석에 자리 잡은 한화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린 것. 이날 경기의 쐐기타나 다름없었다.
수비에서도 자신의 클래스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팀이 7-5로 앞선 7회말 1사 1, 3루 상황에서 김재환의 빠른 땅볼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건져냈다. 3루 주자를 홈에 들여보내긴 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를 늘린 게 컸다. 그리고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에 성공했다. 후속타자 이종환의 좌익선상 2루타에 홈을 밟아 쐐기 득점까지 올린 정근우다. 득점권에 나가면서 상대 배터리를 흔든 것이 한몫했다.
정근우는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2할 2푼 7리 2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일본 고치 1차 스프링캠프 당시 턱 부상을 당했고, 이후 근육통까지 겹쳐 지난달 22일에야 복귀했는데, 출발이 좋지 않았다. 특히 첫 6경기에서 18타수 1안타로 몹시 부진했다. 정근우의 공백을 메워주던 이시찬이 1군 말소 전까지 13경기 타율 3할 6푼 1리(36타수 13안타) 맹타를 휘둘렀기에, 부진이 더 도드라진 부분도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정근우는 클래스가 다른 선수"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믿음에 완벽하게 응답했다. 4월 마지막 경기인 지난달 30일 KIA 타이거즈전서 4타수 2안타로 살아나더니 이날 포함 5월 7경기에서 타율 3할 4푼 6리로 완전히 살아났다. 시즌 첫 3연패 문턱에서 팀을 구해낸 것도 정근우였다. 그는 경기 후 "다같이 해보자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초반 급하게 서두르면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제 여유가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정근우가 안타를 터트리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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