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의 반전야구, 후보는 많다.
두산의 최근 경기력은 들쭉날쭉하다. 부상 악령이 이어지고 있다. 장원준이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서 빠졌다. 가뜩이나 불안한 중간계투진에선 김강률이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 됐다. 최근엔 간판타자 민병헌이 견제구에 손등을 강타 당했다. 9일 정상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5월 성적은 3승4패. 그렇게 나쁘지 않다. 선두 삼성을 2경기 차로 잘 따라가고 있다. 촘촘한 중, 상위권 싸움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4.88(7위)은 높지만, 팀 타율 0.280(3위), 팀 득점권 타율 0.275(5위)의 준수한 타선이 있다. 외국인타자 도움을 사실상 전혀 받지 못한 상황인 걸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
▲반전야구 주인공 1호 김재환
전력이 불안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신뢰 속 적절한 변화로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 수혜자도 나왔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김재환이 퓨처스에 내려갔다가 복귀한 이후 맹활약 중이다.
김재환은 김 감독의 남자다. 올 시즌 포수 마스크를 완전히 벗었다. 방망이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을 일찌감치 높게 평가했다. 시범경기부터 꾸준히 기회를 줬다. 풀타임으로 뛸 경우 15~20홈런이 가능하다는 야구관계자들의 평가도 있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의 1루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고 봤다. 김 감독은 김재환에게 타율 신경을 쓰지 말고,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려 장타를 생산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김재환은 아직 1군 풀타임을 소화해본 적이 없다.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시범경기서 춤을 췄던 방망이가 시즌 초반부터 주춤했다. 상대 배터리들이 김재환의 약점을 끊임없이 파고 들었다. 아무래도 1군 투수들의 최상급 경기운영에 눌리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32타수 6안타, 타율 0.188에 그친 뒤 4월 12일 잠실 LG전 이후 1군에서 말소됐다.
24일 잠실 KIA전서 돌아왔다. 퓨처스리그서 타율 0.412 2홈런 8타점으로 더 이상 보여줄 게 없다는 걸 증명했다. 1군 복귀 첫날, 3타수 3안타를 날리며 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9일까지 40타수 14안타 타율 0.350으로 호조. 시즌 타율도 0.278까지 끌어올렸다. 9일 잠실 한화전서는 9회말 권혁을 상대로 동점 1타점 적시타 및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7~8번에 배치되면서 상위타선에 맥도 잘 이어주고 있다. 하위타선에서 팀 장타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팀 타선의 밸런스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물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다시 타격감이 떨어질 시점이 찾아온다. 하지만, 최근 1군에서의 꾸준한 맹타를 기억한다면 자신의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전야구 주인공 2호는
김재환의 맹타는 김 감독이 애당초 집중 활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케이스라 의미가 더욱 크다. 김재환처럼 초반에 움츠러들었다가 기분 좋은 반전 효과를 안겨줄 수 있는 선수가 또 나올까. 후보군은 너무나도 많다.
일단 타선에선 홍성흔이 대표적으로 기대된다. 10일 현재 타율 0.269 1홈런 16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 생산 페이스는 괜찮다. 그러나 타율이 저조했다. 4월 0.247에 불과했다. 최근 10경기서 0.324,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면서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아직 타격감을 더 올려야 한다. 루츠의 이탈 직후 4번을 때렸던 홍성흔은 최근 김현수에게 4번을 넘겨주고 6번으로 나서기도 했다. 근본적으로는 새롭게 입단할 외국인타자가 4번을 맡는 게 좋지만, 수비 부담이 없는 홍성흔이 클린업트리오에 복귀하는 게 마침맞다.
전력 밸런스 측면에서는 마운드에서 반전을 일궈내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일단 팔꿈치 경미한 부상으로 1군에서 잠시 말소된 장원준, 시범경기서 타구에 손가락을 강타당해 아직도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현승의 선발진 복귀 및 활약은 당연히 기대된다. 선발진이 강화돼야 아킬레스건인 불펜의 부담이 최소화된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두 사람의 행보는 중요하다.
역시 불펜에서 좀 더 안정적이고 꾸준하게 활약할 카드가 필요하다. 김강률의 시즌아웃 이후 노경은이 사실상 필승조에 편입됐지만, 그렇게 안정적이진 않다. 빠른 볼을 앞세운 스타일이 불펜에 최적화된 건 사실이지만,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있다. 풀타임 필승조와 마무리 첫 시즌을 보내는 함덕주와 윤명준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택했다가 다시 윤명준에게 신뢰를 보내는 등 불펜 안정화를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 현 시점에서 불펜에서 강력한 각성을 하는 케이스가 나온다면 개인의 경쟁력은 물론, 팀 성적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두산 마운드 사정을 감안하면 결국 젊은 불펜투수들이 많은 실전을 통해 성장하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
[김재환(위),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