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강산 기자] 경기 중에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면 벌을 받는 법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의 퇴장이 경기 흐름을 송두리째 넘겨줬다.
한화는 10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5차전서 0-6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17승 16패를 마크했다. 선발투수 탈보트가 2이닝 만에 퇴장 당하는 돌발 변수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겨준 한화다.
이날 탈보트는 2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했다. 시즌 3패(1승)째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종전 8.89에서 9.19(30⅓이닝 31자책)로 더 나빠졌다. 게다가 초반부터 타의가 아닌 자신의 실수로 퇴장 당하는 바람에 한화는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자, 이날의 결정적 상황을 한 번 되짚어 보자. 한화가 0-2로 뒤진 3회말 두산 공격. 무사 1루 상황에서 탈보트가 1루에 견제구를 던졌다. 1루 주자 김재호는 아웃 타이밍. 그러나 권영철 1루심이 기만행위로 간주해 보크를 선언했고, 탈보트는 두 팔을 들며 글러브를 허공에 날렸다.
이를 본 김병주 구심은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다. 김성근 한화 감독까지 나와 항의했으나 심판진은 요지부동. 결국 한화는 부랴부랴 김기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병주 구심은 "축이 되는 오른발을 두 번 튕겼다"고 보크 이유를 설명했다.
몸이 다 풀리기도 전에 마운드에 오른 김기현은 흔들렸다. 무사 2루 상황에서 첫 상대 민병헌에 좌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5구째 135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몸쪽 높은 코스에 치기 좋게 들어갔다.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지면서 흐름이 두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이후 정수빈과 오재원의 연속 안타, 김현수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상황에서 추가 실점하면서 초반부터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5점의 격차는 아주 크진 않았지만 분위기상 체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돼 버렸다.
한화 타선은 두산 선발 유희관에 꽁꽁 묶였다. 2회와 3회 안타 하나씩을 뽑아냈지만 4회와 5회 연달아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유희관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5회까지 단 56구만 던졌다. 이닝당 평균 투구수 11.2개꼴로 충분히 완투를 바라볼 만했다. 6회초 2사 2, 3루 기회마저 놓치면서 추격 동력을 잃었다. 8회말에는 1사 만루 기회에서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결국 유희관에 완봉승을 헌납하고 말았다.
안 풀려도 너무나 안 풀리는 경기였다. 초반 탈보트의 퇴장 이후 별다른 기회조차 잡아보지 못했으니 아쉬움은 더 컸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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