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 지난 11일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은 민규동 감독의 영화 ‘간신’이 연일 화제다. 노출 수위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이다.
‘간신’은 연산군 11년,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궁에 불러모은 채홍을 새롭게 조명한 작품이다. 채홍은 당시 장악원 제조로 있던 임숭재와 그의 아버지 임사홍을 채홍사의 책임자로 임명하여 조선 팔도 각지의 미녀를 색출한 사건이다. 당시 궁으로 들인 미녀들을 운평이라 칭했다. 채홍사로 부임한 임숭재는 사대부가의 여식, 부녀자, 천민을 가리지 않고 채홍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임숭재와 임사홍을 전국 각지에 보내고 채홍사라 칭하여 아름다운 계집을 간택해 오게 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1만 미녀를 영화에 출연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제작진은 고심 끝에 120명의 여배우를 출연시키기로 결정했다. 유려한 칼춤과 뛰어난 미모로 저잣거리에서 군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백정의 딸 단희(임지연)와 조선 최고의 기생 설중매(이유영), 그리고 8명의 운평이 메인 역할을 맡았다. 8명의 운평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신인 배우들이 연기했다.
서브 메인 역할을 맡은 단역배우는 30명이다. 제작진은 대사는 없지만 평균 이상의 외모에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선발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들을 ‘이미지 배우’로 부른다. 보조출연업체에서 섭외하는데, 일반적인 단역보다 기본급이 조금 높다. 엔딩크레딧에도 이름이 오르는, 어엿한 배우다.
실제 이들은 감독의 연기 지시를 받는다. 걸레질을 하고 발 뒷꿈치를 올리고 걷거나 도열해서 앉아 있는 모습 등 사소해 보이는 연기이지만, 이들의 연기는 극의 원활한 흐름에 필수적이다.
나머지 80명은 단역배우로 채웠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당시 색출된 미녀 가운데는 젊은 여성 뿐 아니라 유부녀도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들은 카메라에 거의 잡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단역배우들이 맡았다.
1만 미녀 채홍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영화 ‘간신’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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