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가수 출신 뮤지컬배우들은 많다. 하지만 가창력과 인기가 입증됐다고 해서 그 매력이 뮤지컬 무대까지 모두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장점이 있어야 하고 그 매력이 입증될 때 비로소 뮤지컬배우로서 경쟁력을 인정 받는다.
매력을 인정 받아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가수 출신 뮤지컬배우들 중 특유의 경쟁력을 내세운 이들 중 돋보이는 인물은 김준수와 박효신. 가요계에서도 흔하지 않은 목소리와 창법을 구사하는 이들이기에 뮤지컬 무대에서 표현되는 이들의 매력은 여타 가수 출신 배우들과는 또 다르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인물의 성격이 명확한 캐릭터를 선택한다는 것. 특히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두 사람이 연기한 토드는 이들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죽음을 의인화한 캐릭터 토드의 독특하면서도 무대를 압도하는 매력이 이들의 강한 음색과 비주얼, 가창력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황후 엘리자벳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로, 드라마틱한 그녀의 일대기에 판타지적인 요소인 죽음(Der Tod)이라는 캐릭터를 추가하여 극찬을 받은 작품. 엘리자벳 만큼이나 토드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준수는 초, 재연 무대에 오르며 흑발과 짙은 아이 메이크업, 붉은 입술로 캐릭터를 표현해 김준수만의 토드를 탄생시켰다. 탈색한 노란 머리, 검정 매니큐어 등으로도 동물적이고 역동적인 초월적 존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남다른 캐릭터 분석으로 주목 받았다.
박효신 역시 우리가 아는 발라드 가수는 없었다. 머리를 노랗게 탈색한 것은 물론 검은색 매니큐어와 장식으로 손을 꾸미고 피어싱도 했다. 파격 변신이었다. 디테일한 표현이 그만의 토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김준수, 박효신은 뮤지컬 '엘리자벳' 토드 역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뮤지컬배우로서 경쟁력을 갖게 됐다. 이후 뮤지컬 활동에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때문에 김준수, 박효신에 이어 토드 역을 맡은 세븐(최동욱)의 도전도 눈여겨볼만 하다. 앞선 두 사람이 그랬듯 가수 세븐으로서 지닌 특유의 장점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김준수, 박효신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가수이기 때문에 캐릭터가 돋보이는 토드 역은 세븐에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군 전역 이후 몸 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에서 홀로서기에 나선 만큼 그의 마음가짐도 다를 것. 도전을 택한 그는 "역대 가장 역동적인 죽음 캐릭터를 보여주겠다"며 뮤지컬 데뷔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가수가 아닌 뮤지컬로 활동을 재개하는 세븐이 김준수, 박효신에 이어 진정한 뮤지컬배우로 인정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준수, 박효신, 세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