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KKK. 서진용이 베일을 벗었다. 투구내용은 앞으로의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서진용(SK 와이번스)은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등판, 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을 기록했다.
서진용은 2011 신인 드래프트에서 '깜짝 1라운드' 지명을 받고 SK 유니폼을 입었다. '어깨가 싱싱한 점', '발전가능성이 높은 점' 등이 이유였다.
하지만 투수로 전환한 지 1년도 안 된 선수를 1라운드에 찍어 많은 말들이 나왔다. 이후 무릎 수술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해 더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서진용은 많이 성장했다. 지난 2년간 상무에서 군 복무를 수행하며 실력까지 끌어 올렸다. 서진용은 지난해 39경기에 출전, 4승 2패 1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상무 불펜 한 축을 담당했다.
SK로 돌아오 서진용은 올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지난 오프시즌동안에는 필승조로 투입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구종 자체가 패스트볼과 포크볼 뿐이지만 최고구속이 155km에 이를만큼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기 때문.
지난 8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서진용은 이날 대망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상황 자체가 아주 여유롭지는 않았다. 팀이 1-3, 단 두 점 뒤진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전이었지만 크게 떠는 모습은 없었다. 대신 몸에 힘이 들어가 제구가 가끔 높게 이뤄졌다. 그래도 첫 이닝은 무실점으로 끝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적절히 사용하며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2사 2루에서 민병헌을 포크볼을 이용해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7회는 희망과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선두타자 정수빈을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김현수와 홍성흔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김현수는 패스트볼, 홍성흔은 포크볼이었다.
완벽 데뷔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2사 2루에서 오재원에게 146km짜리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우월 투런 홈런을 맞은 것. 그래도 계속 흔들리지는 않았다. 김재환을 몸쪽 패스트볼을 이용해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 아웃카운트 3개를 KKK로 이룬 것.
이날 서진용은 2이닝동안 34개를 던졌다. 최고구속은 151km까지 나왔으며 패스트볼을 26개, 포크볼을 8개 사용했다. 최고구속 155km와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겉으로 나타나는 숫자에 비해 공에 힘도 있었다.
완벽한 데뷔전은 아니었지만 강렬한 데뷔전인 것은 부정할 수 없었다. 한 때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 1위까지 차지했다. 빠른 공은 물론이고 잘생긴 외모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갖췄기 때문.
경기 후 서진용은 "첫 등판이라서 설레고 긴장됐는데 던지면서 적응됐다"면서도 "내가 원하는만큼의 공을 던지지 못해 아쉬웠다"고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투수는 맞으면서 성장한다고 생각해 홈런은 개의치 않는다. 두산 타자들이 강타자가 많아 던질 때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내 볼을 믿고 던졌다"며 "다음 등판에는 좀 더 만족할 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진용이 이날과 같은 위력적인 투구를 펼쳐준다면 SK 불펜진에도 적지 않은 힘이 될 전망이다. 또 SK로서는 스타 한 명을 새롭게 키워낼 수 있을 듯 하다.
[1군 데뷔전을 가진 SK 서진용.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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