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나도 사람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겠다."
최근 한화 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스타는 단연 마무리투수 권혁. 올 시즌 22경기서 2승3패7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44로 좋다. 그런 권혁을 두고 '혹사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한화가 치른 35경기 중 절반을 훨씬 뛰어넘는 22경기에 나섰다. 1이닝 차이로 규정이닝(34이닝 소화)에 도달하지 못했다. 구원투수치고 적지 않은 몫을 책임진 건 사실.
하지만, 권혁은 이미 수 차례 자신은 힘들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한화로 이적한 뒤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13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권혁은 "나도 사람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겠다.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표정이 밝아졌다
최근 권혁에게 표정이 밝아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행복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는 증거. 실제 위기를 극적으로 극복한 뒤 세리머니를 하거나, 환하게 웃는다. 권혁은 "성격 자체가 활발하지도 않고 누군가와 장난치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적 이후 동기부여가 됐다. 야구장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이다. 감정표현도 자연스럽게 나온다"라고 웃었다.
동료의 도움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권혁은 한화 마운드 최고참 박정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삼성 시절에는 그저 인사를 주고 받는 사이였다. 그러나 한화로 오고 나서 자연스럽게 얘기도 많이 나누면서 친해졌다"라고 했다. 이어 "정진이 형이 워낙 잘 챙겨주신다. 나뿐 아니라 후배들이 정진이 형을 많이 따른다"라고 고마워했다. 권혁과 박정진은 한화 필승조. 두 사람이 똘똘 뭉쳐 불펜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에 한화 팬들도 열광한다. 권혁 역시 그런 한화 팬들에게 고맙고, 즐거운 마음일 것이다.
▲높아진 책임감
삼성 시절에 비해 확실히 비중이 높아졌다. 권혁은 "주변의 관심이 고맙다"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럽다. 시즌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부담보다는 스스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라고 했다. 책임감이 높아졌다. 냉정함을 유지하려고 한다. 간판 투수의 바람직한 자세.
권혁은 9일 잠실 두산전이 아쉽다.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으로 무너졌다. 그는 "위닝시리즈를 할 수 있었는데, 내가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동료들이 8회까지 리드를 만들어줬는데 내가 지키지 못했던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는 12일 대구 삼성전서도 8회 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해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그러나 9회 타자들이 만들어낸 1점 리드를 지켜내며 구원승을 따냈다. 마음의 빚을 덜어낸 한 판.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겠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투수치고는 체격조건이 굉장히 좋다. 스스로도 타고 난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특히 큰 키에서 내리꽂는 높은 타점은 단연 인상적이다. 삼성 시절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가 약점이었으나 지난 겨울 스프링캠프를 통해 많이 좋아졌다. 김 감독은 4월 중순부터 권혁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불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14일 현재 한화가 치른 22경기 중 9경기서 2이닝 이상 소화했다. 3이닝 세이브도 2경기. 권혁은 "감독님과의 만남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라면서도 "힘들지 않다. 감독님과 트레이닝 코치님이 계속 내 몸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힘들면 힘들다고 스스로 말하겠다고 했다. 올 시즌 권혁의 행보는 한화 야구의 중요한 체크포인트다.
[권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