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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만화가 허영만과 윤태호가 한 편의 만화와 같은 자신의 삶을 돌이켰다.
18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는 스승의 날을 맞아 만화 스승과 제자 허영만과 윤태호가 게스트로 출연해 인생사를 털어놨다.
스승은 유쾌했다. "내가 어릴 때는 만화방에 가면 집에서 혼이 많이 났다"는 개그맨 이경규의 말에, 허영만은 "우리 아내가 아이들이 만화를 본다고 그렇게 뭐라고 하더라. 아버지가 만화가인데…. 내가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 건지. 우리 애들이 불량 서적을 그리는 아버지 밑에서 컸다"는 너스레로 초반 분위기를 풀었다.
제자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다. '미생'을 통해 국민만화가로 거듭난 윤태호. 그가 '미생' 인세로 20억 원을 받았다는 내용이 소개되자 허영만은 "대단하다고 그러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을 열었다. 허영만은 "윤태호가 데뷔한 뒤 생활을 내가 안다. 나는 그것의 열 배를 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작품 생활을 하면서 팬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몇 개나 만들겠냐? 고난의 세월에 비해서는 적은 금액이다. '미생'이 1년 만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 달라"고 당부했다.
제자인 윤태호에게는 스승 허영만에게 인정받기까지의 만화 같은 고생담이 있었다. 윤태호는 "처음 상경을 했을 때 같이 살던 형이 하숙을 하고 있던 상황이라 결국은 집을 나오게 됐다. 그래서 만화 학원을 다니며 강남역에서 노숙을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또 학원이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나도 노숙하는 장소를 옮기게 됐다. 그 때는 대치동 아파트 단지에서 잠을 잤다"고 서럽기도 했던 당시의 삶을 얘기했다.
드라마틱한 사연도 있었다. 노숙을 하며 학원을 다니던 당시 윤태호는 우연히 동창을 만나 동창회 소식을 들었지만, 반장이었던 친구의 "서울에서 대학 다니는 친구들끼리 만나는 자리야"라는 말에 좌절하고 말았다. 윤태호는 "시간이 흘러 '미생'으로 사인회를 열었을 때 아이를 데리고 온 사람이 '아빠, 동창생이야'라는 말을 하더라. 명함을 받고 보니 그 반장이었다"며 오묘했던 당시의 감정을 털어놨다.
만화만큼이나 극적인 삶을 살아왔기에 최고의 만화를 그릴 수 있는 허영만과 윤태호의 이야기가 담긴 '힐링캠프'였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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