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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소위 말하는 '엄친아'다.
신인 가수 문샤인은 아버지가 동대문 유명 쇼핑몰 대표에 소속사는 친형이 직접 운영 중이다. 여덟 살 때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 가서 살았고, 어릴 적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해 이탈리아 밀라노베르디음악원을 졸업했다.
그야말로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아들인데, 돌연 가수가 되겠다고 했을 때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어머니께서 많이 우셨어요. 한동안 절 아들 취급도 안 하셨어요" 문샤인의 어머니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나온다.
착하기만 하던 아들 문샤인이 어머니를 울리면서까지 가수가 되기로 결심한 건 바이올린에서 느껴보지 못한 노래의 희열 때문이다.
"바이올린은 혼자 연습하고, 또 혼자 활동하다 보니까 많이 외로움을 느꼈어요. 점점 예민해지고 살도 빠지고. 큰 흥미를 느끼질 못했어요. 그때 우연히 뮤지컬 음악에 빠지게 됐고, '지킬 앤 하이드'를 보고 보컬의 매력을 깨달았어요. '아, 보컬리스트는 속에 있는 걸 꺼내서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하고요."
스물여섯 살까지 바이올린을 배우던 그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봤다. 게다가 바로 합격까지 해 연습생 생활을 거쳤는데, 연예기획사 연습생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데뷔할 수 있을까' 싶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어린 나이였다면 참고 버틸 법도 했지만 적지 않은 나이가 고민을 깊게 했다.
결국 연습생 생활을 그만두고 기획사를 나왔지만, 기다리고 있던 건 장밋빛 미래가 아니었다. 데뷔시켜주겠다는 사기꾼에게 속아 1억 원 가까이 넘겨줬다. 다행히 돈은 되찾았으나 문샤인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았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나서 친형이 본업을 뒷전으로 하고 기획사를 차려 동생의 일을 돕고 있다. "적어도 사기는 안 당하지 않겠냐"는 게 이유였다. 어쩌면 탄탄대로 같던 문샤인 인생의 가장 심한 역경을 겪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어릴 적부터 이국 생활을 하며 다진 꿋꿋한 의지로 버티고 있다.
"외국 생활할 때 차별이 엄청 심했어요. 캐나다에선 놀림 받아서 싸우다가 정학도 많이 받았고요. 이탈리아에선 아예 대놓고 손가락으로 욕을 할 정도였어요. 속상한 것도 많았지만 계속 그런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제가 지는 것 같았죠. 오히려 돌려주려고 마음 먹고 저도 같이 욕하고 많이 싸웠어요. 그러면서 결국에는 친해지더라고요."
얼마 전 발표한 첫 미니앨범 '타임 투 샤인'은 문샤인의 인생을 담았다. "뿌듯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예쁘게 포장해서 선물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앨범이라 기분 좋아요."
도끼(DOK2), 기리보이, 딘딘, 팔로알토 등이 피처링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온도차이'는 이현도와 ENIAC의 프로듀싱팀 team document의 작품으로 한 여인과의 차이점을 온도 차이에 비유한 펑키한 곡이다.
문샤인이란 이름은 거창한 뜻은 아니다. 본명이 석광문인데, 광문을 거꾸로 해서 '문광', '문샤인'이 됐다. 데뷔가 늦었다. 가식적인 음악따위 할 여유가 없다는 문샤인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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