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양의지가 양 사장으로 돌아왔다.
두산 양의지는 지난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도 있었다. 각종 잔부상으로 9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0년 주전 도약 이후 100경기 이상 출전하지 못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올 시즌에는 잘 나간다. 타율 0.336, 9홈런 27타점. 타율은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홈런과 타점 페이스도 최근 2~3년을 통틀어 가장 좋다. 이런 저런 일도 많다. 유네스키 마야의 노히트노런을 도왔고, 유희관의 완봉승도 이끌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허약한 불펜진 때문에 경기 막판만 되면 진땀을 뺀다.
▲김태형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김태형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주전포수로 양의지를 지목했다. 양의지에 대한 비중을 좀 더 높이겠다는 것. 단순히 많은 경기에 내보내겠다는 게 아니라 주전포수로서 사명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주길 바랐다. 풀타임 6년차. 좀 더 성숙해지고 무게감 있는 포수가 돼야 한다고 봤다. 포수 출신 김 감독은 양의지가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봤다. 최근에는 5번 타자로 기용하는 경우도 많다.
양의지는 "감독님이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신다. 하지만, 믿어준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같은 포수출신으로서 이해를 많이 해주신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한편으로는 더 큰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했다. 현재 양의지의 정확한 심리상태. 감독의 믿음 속에 좋은 성적으로 화답하고 있고, 감독이 원하는 대로 성장하고 있다.
양의지는 "감독님은 2S 이후에도 방망이를 세게 돌리는 걸 선호하신다. 예전엔 2S 이후 다리도 들지 않고 쳤는데 이젠 삼진을 당해도 방망이를 과감하게 돌린다. 찬스에서 톡 갖다 대면 오히려 병살타만 나온다. 발이 느리기 때문이다"라고 웃었다. 그만큼 타격 매커니즘이 정립된 영향도 있다. 본래 양의지는 부드러운 타격폼을 갖고 있다. 살짝 갖다 맞히는 것 같아도 타구에 힘이 실리는 경우가 많다. 그는 "작년부터 스윙 자세가 좋아진 것 같다"라고 했다.
▲투수 우선주의
양의지는 "상대 타자 연구를 많이 한다. 하지만, 볼배합은 전적으로 우리 투수 위주로 한다"라고 했다. 이유도 간명했다. 그는 "타자가 포크볼에 약하다고 해서 포크볼을 던지지 못하는 우리 투수에게 포크볼을 요구할 순 없다"라고 했다. 특히 양의지는 투수들의 당일 컨디션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투수들과 미팅을 할 때 컨디션을 살펴본다. 그걸 토대로 경기를 준비한다"라고 했다.
두산 불펜에는 양의지보다 경험이 적은 투수가 많다. 특히 마무리 윤명준, 좌완 셋업맨 함덕주는 팀 내 비중은 높지만, 아직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할 투수들. 양의지는 "일단 젊은 투수들은 들이대야 한다. 과감하게 승부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양의지는 선, 후배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배려가 철저하다. 투수가 원하는 볼배합을 해야 투수 스스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지론. 양의지는 "우리 젊은 투수들이 정말 잘 해주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수는 부상과 체력
양의지는 두산이 치른 36경기 중 33경기에 출전했다. 심지어 주전으로만 31경기에 나섰다. 두산은 다른 팀에 비해 주전 의존도가 높다. 김태형 감독이 의도적으로 양의지에 대한 비중을 높인 결과. 수비 이닝도 255⅓이닝으로 리그 4위. 평균 이상. 김태형 감독도 "아무래도 포수의 체력 부담이 다른 포지션보다 훨씬 크다. 1주일에 1경기 정도는 쉬게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결국 체력이 변수다. 체력이 떨어지면 타격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의지도 "체력을 계속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부상도 중대 변수. 양의지도 다른 포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잔부상이 많다. 최근 발바닥 통증으로 몇 경기 쉬었다. 무릎과 허리에도 고질적인 통증이 있다. 양의지는 "트레이닝 코치들이 관리를 잘 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그런 식으로 관리를 받으면서 출전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양의지에게 체력과 잔부상은 다가올 여름의 화두.
양의지는 "작년에 많이 뛰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100경기 넘게 나가고 싶다. 골든글러브도 또 다시 받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공격형 포수든, 수비형 포수든 다 좋다"라고 했다. 감독의 믿음과 성장. 그리고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까지. 양의지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포수로 거듭났다.
[양의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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