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선수가 하나하나 없어지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의 고민이다. 어찌 보면 시즌 시작 전부터 같은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월 고치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베스트 멤버가 다 모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2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 한화는 정근우(2루수)-권용관(유격수)-김경언(우익수)-최진행(지명타자)-이성열(좌익수)-조인성(포수)-김회성(1루수)-주현상(3루수)-송주호(중견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용규와 김태균이 빠졌다. 김태균은 허벅지 통증으로 최근 대타로만 나서고 있고, 이용규는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하루 쉬어 가기로 했다.
누군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지면 회복된 선수가 빈자리를 채워주는 게 최선이다. 정근우와 조인성이 돌아왔을 때만 해도 장밋빛이었다. 그러나 포수 정범모와 내야수 송광민, 그리고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까지 빠져 있다. 특히 폭스는 지난 19일 처음 1군에 합류한지 5경기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올해 한화는 46경기 중 무려 31경기를 외국인 타자 없이 치렀다. 김 감독은 "폭스는 복귀까지 6주는 걸릴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정근우가 턱 부상을 털고 돌아오기 전까지 제 몫을 해준 이시찬이 복귀 담금질에 들어간 것. 그는 올 시즌 13경기에서 타율 3할 6푼 1리(36타수 13안타) 4타점 출루율 3할 8푼 5리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이시찬이 조금 있으면 돌아올 것이다. 이제 티배팅을 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전날(25일)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경언도 KIA 임준혁의 공에 종아리 부위를 맞아 경기 도중 교체됐다. 사구 직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해 우려를 자아냈으나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져 가슴을 쓸어내린 한화다.
투수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자. 윤규진이 어깨 통증으로 40여일간 자리를 비웠다. 한창 잘 나갈 때 부상으로 빠진 게 아쉽다. 지난 23일 1군에 복귀하긴 했지만 전날(26일) KIA전서 1⅔이닝 4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 감독은 "윤규진은 당분간 편한 상황에서 올리겠다"고 했다.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하길 기대했던 이태양도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된 상황.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지만 선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김 감독이 "선수가 하나하나 없어지네"라며 아쉬워한 이유다.
그나마 승률 5할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꾸준히 1군을 지키는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다. 시즌 시작 전 상수보다 변수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힘을 보태고 있다. 대졸 신인 주현상의 안정된 수비와 박정진-권혁으로 이어지는 '정권 듀오'가 자리 잡은 것도 컸다. FA 계약 첫해인 김경언은 46경기 타율 3할 5푼 2리 8홈런 35타점 출루율 4할 3푼 7리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겨우내 남다른 각오로 훈련에 임한 보람이 있다.
일단 지금은 버티기다. 한화의 올 시즌 최다 연패는 2연패에 불과하다. 연승 흐름을 길게 이어가지 못한 게 다소 아쉽지만 나쁜 흐름을 빨리 끊어낸 게 5할 언저리에서 버틸 수 있는 이유다. 김 감독이 말한 '베스트 멤버'로 싸울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한 번 지켜볼 일이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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