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지금 정도면 아주 잘해주고 있는 것 아닌가."
요즘 한화 이글스 내야수 주현상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탄탄한 내야 수비에 정확한 타격까지 선보이고 있다. 스프링캠프 당시 김성근 한화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완주했고, 이제는 당당히 1군 붙박이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꾸준히 주전 3루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주현상은 올 시즌 29경기에서 타율 2할 7푼 8리(54타수 15안타) 2타점, 출루율 3할 5푼을 기록 중이다. 수비에서도 3루수로 23경기(15선발), 137⅔이닝을 소화하며 실책이 2개뿐이다. 우타자의 강한 땅볼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지명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지명 순번은 낮은 편이나 이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 감독도 주현상의 활약에 무척 흐뭇한 눈치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한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안타를 단 하나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깔끔한 수비를 바탕으로 눈도장을 받았고, 시범경기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냈다.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감 넘치는 수비가 돋보였고, 간혹 기막힌 백핸드 캐치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히 5월에는 타율도 3할 6리(36타수 11안타)로 좋다.
김 감독은 "주현상이 지금 정도면 아주 잘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운을 뗀 뒤 "만약 지금 주현상이 없으면 3루를 누가 맡는가"라고 말했다. 한화는 주장이자 4번 타자 1루수 김태균이 허벅지 근육통으로 빠진 사이 김회성이 1루수, 주현상이 3루수로 나서고 있다. 주전 3루수로 기대를 모은 송광민도 재활군에 내려간 상황. 현시점에서 구축할 수 있는 최상의 포메이션이다. 이대로면 김태균이 돌아와도 주전은 아니라도 1군 한 자리를 지키는 건 문제없어 보인다.
주현상은 지난 6경기 중 5경기에서 안타를 쳤다. 이 기간 타율은 3할 3푼 3리(18타수 6안타). 김 감독에게 최근 주현상의 타격 상승세 비결을 묻자 "오키나와 캠프에서 칠 때도 괜찮았다. 방망이 잘 치더라"고 했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어느 정도 기대치가 있었다는 의미. 그를 꾸준히 특타 조에 포함해 연습을 시킨 이유이기도 하다. 주현상은 "감독님과 특타를 하면서 방망이가 돌아 나오는 부분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주현상은 고치 1차 캠프 당시 송구 시범 조교였단다. 김 감독은 "고치 캠프에서 내야 송구가 가장 좋았다. 시범 케이스였다. 괜찮게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3루에서 강한 땅볼 타구를 잡고 1루에 던지는 자세가 마치 물 흐르듯 막힘이 없다. 숏바운드 타구를 건져 올리는 글러브 핸들링도 수준급이다. 김 감독이 "아주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누군가 그랬다. 남이 보지 않는 곳을 바라봐주고 안아주라고. 주현상은 남들이 알지 못했던 재능을 맘껏 발휘하며 1군 한 자리를 꿰찼다. 올해 한화 신인 야수로는 유일하게 캠프를 완주한 끈기와 열정도 재조명받고 있다. 그는 시즌 시작 전 "어떻게든 1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지금은 단순히 1군에서 버티는 게 아니라 내야에 적잖은 힘을 보태고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한화 이글스 주현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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