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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했다. 중견배우인 김혜자와 이순재, 장미희부터 수십 년의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채시라, 도지원, 박혁권, 손창민, 서이숙 등 이름을 모두 거론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 사이에서 젊은 로맨스를 담당한 배우는 이하나와 송재림, 김지석이다. 극중 형제인 송재림과 김지석은 이하나를 놓고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결말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정마리(이하나)와 이루오(송재림)가 연인 사이로 발전했지만, 루오의 유학으로 두 사이도 알 수 없어졌다.
"루오는 스펙을 쌓아서 돌아왔겠죠. 드라마에서는 두진이 형(김지석)이 루오에게 양보했지만, 그 뒷이야기는 모르겠어요. 대본이 나온 이야기가 아니니까 훗날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한다면 진짜 제 성향이 들어가겠죠? 저는 두진과 마리를 응원할 것 같아요."
루오는 마리를 차지했지만, 송재림이라면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을 것이다. '깔끔한' 인간관계를 좋아하는 송재림은 애초에 마리를 마음에 품지도 않았을 것이다. "형제가 없지만, 나라면 절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송재림의 설명이다.
"저는 사람을 사귈 때 대화를 많이 해요. 과거부터 알고 지내다가 인연을 맺는걸 좋아하죠. 만약 좋아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귀는 사람이 있는 사람에게 제가 마음을 가졌다면, 그건 제가 어장관리에 걸려든 겁니다. 하하."
루오를 연기했지만, 송재림의 성향과는 많이 달랐다. 극중 삼각관계뿐만 아니라, 엄마 나현애(서이숙)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불효를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분은 연기를 하면서도 힘든 부분이었다. 루오는 나현애에게 마음을 주지 않았지만, 송재림은 마음이 갔다.
"모니터를 하면서 나현애의 눈물을 보기도 했어요. 마음으로는 부모님에게 가더라고요. 애처로웠어요. 쫑파티 때 서이숙 선생님께 '다시 한 번 모자 관계로 만나서 효도를 하겠다'고 했다가 혼났어요. 또 엄마 역할을 하라는 것냐고 말이죠."
배우 송재림이 있고 인간 송재림이 있다. 송재림은 이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고, 그때 '착않녀'를 만났다. 이곳에서 만난 선배 배우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고, 해답을 얻었다. 특히 배우이면서 주부인 채시라는 송재림에게 큰 울림을 줬다.
"이런 작품을 또 할 수 있을까 싶어요. 정말 많이 배웠어요. 단편적으로는 연기에 대해 배웠고, 그보다 더 큰 깨달음은 이분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배운 것 같아요. 이분들은 제가 10년, 20년, 그리고 30년 뒤를 생각했을때 산 증인이시잖아요. 채시라 선배님은 카메라 앞에서는 배우고 그 밖에서는 평범한 주부에요. 인간 송재림과 배우 송재림에 대한 해답을 얻은 느낌이죠."
배우들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인간'으로, 또 '배우'로 다른 점이다. 송재림은 이런 질문을 받았을때 '배우로는 이렇고 사람으로는 이래요'라고 답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배우와 사람, 공존이 잘 돼 있는 모습을 보면서 양분화 시킬 문제가 아니라는 답을 얻은 것이다.
송재림은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부터 본격적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후 쉼 없이 달려왔다. 지칠만도 했지만 "오히려 오래 쉬는게 지친다"고 했다. 가장 기쁠때는 일을 할 때고, 그 사이 스스로 위안을 얻는다. 경험을 통해 필모를 쌓고, 자신의 성장과장을 보는 것 자체가 배우이자 인간 송재림의 즐거움이다.
[배우 송재림.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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