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kt 위즈의 고졸신인 투수 엄상백이 경기를 치르며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스스로 자초한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씩씩하게 상대 타자를 처리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계속 성장 중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
엄상백은 30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8개였고 이 중 속구가 46개, 체인지업 39개, 슬라이더가 3개였다. 속구 최고구속은 146km였다. 다만 스트라이크가 48개, 볼이 40개로 높은 볼 비율은 아쉬웠다.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엄상백이 팀의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1군 무대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치는 점은 돋보인다.
이날 투구로 그는 올 시즌 8차례의 등판 중 두 번째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엄상백은 이날 2회 볼넷 1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1회와 3회, 4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엄상백은 4회초 장민석-김현수-김재환을 상대로 단 4개의 공을 던지며 삼자범퇴를 기록,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엄상백은 고졸신인답지 않은 대범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리지 않았고, 결국 실점을 최소화하는 이전보다 향상된 위기관리능력도 선보였다.
5회 엄상백은 2사 후 정진호에게 2루타를 맞은 뒤 최주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김재호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잠시 흔들린 엄상백은 정수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엄상백은 장민석과 김현수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고, 김재환과 양의지를 외야 뜬공 처리했지만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엄상백은 이번에도 오재원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엄상백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갔지만 믿었던 ‘필승카드’ 장시환이 역전을 허용하며 2승은 무산됐다.
그러나 이날 엄상백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어도 경기 운영 측면이나 위기관리능력이 모두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포수 장성우의 뛰어난 리드도 있었지만 엄상백도 상대 타자의 기에 전혀 눌리지 않는 자신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엄상백은 박세웅이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되며 조범현 감독이 선택한 선발 자원이다. 아직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 공에 힘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아쉽지만 당초 조 감독의 우려보다 훨씬 좋은 투구를 펼치고 있다.
조 감독은 최근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댄 블랙이라는 스위치 타자를 선택하면서 "투수는 육성에 무게를 뒀다"며 현재 엄상백, 안상빈, 조무근, 김재윤, 정성곤 등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어린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많이 늘려 이들에게 1군 경험을 쌓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아직 만 19살의 고졸신인이기에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문제를 조금씩 수정해 나간다면 충분히 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선발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엄상백은 실제 경기를 치르며 앞으로 충분히 리그 전체에서도 자신이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특유의 자신감 있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엄상백이 프로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금처럼 계속 성장해 준다면 kt 마운드의 미래는 밝다.
[엄상백.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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