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다."
KBO리그 통산 400홈런에 1개를 남긴 삼성 이승엽. 400홈런은 이승엽 본인과 삼성야구의 경사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야구의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할 정도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삼성은 이승엽 400홈런에 대한 세부적인 행사계획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홈에서 400호 홈런이 터질 경우 그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기념하겠다는 입장.
이승엽은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서는 홈런을 치지 못했다. 결국 400호 홈런은 2~4일 포항 롯데전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도 전통적으로 포항에서 강했다. 실제 400홈런이 포항에서 터진다면 야구를 자주 현장에서 구경하지 못하는 포항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왜 대기록인가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 400홈런의 가치가 굉장히 크다고 봤다. 그는 "승엽이가 언제 400홈런을 때릴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언젠가는 나올 기록이다. 포항에선 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이어 "앞으로 400홈런이 다시 나오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현역 선수들 중에서 누가 400홈런을 치겠나?"라고 되물었다.
류 감독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400홈런은 20홈런을 20년간, 아니 군 복무를 포함하면 22년간 쳐야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 지금 현역 선수들 중에선 400홈런을 칠 선수가 없는 것 같다. 400홈런은 정말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프로야구 선수가 20시즌을 꾸준히 뛰는 것도 쉽지 않다. 통산홈런 2위(351개)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18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절반인 9시즌 동안 20홈런을 돌파했고, 그 중 세 시즌은 30홈런 이상 쳤다. 단 한 시즌도 홈런왕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양준혁이었기에 가능했던 통산홈런 2위.
현역 2위는 이호준(NC, 299개). 그러나 이승엽과는 정확히 100개 차이가 난다. 선수생활이 오래 남지 않은 베테랑이라 이승엽을 추월할 가능성은 없다. 현역 3~4위 김태균(한화, 239개), 이범호(KIA, 230개)는 아직 현역 생활을 좀 더 오래할 수 있다. 하지만, 향후 3~4년간 3~40홈런을 꾸준히 때려야 400홈런에 범접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승엽 추월은 쉽지 않다. 류 감독의 전망은 정확했다.
▲400홈런까지 걸어온 길
이승엽이 후배들에게 모범적이고 솔선수범하며, 노력을 많이 하는 타자라는 건 유명한 사실. 류 감독은 일화를 소개했다. "승엽이가 처음엔 (구)자욱이보다 조금 더 굵었다. 홈런타자의 몸매가 아니었다. 스윙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장타 스윙이 아니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승엽이 데뷔한 1995년 당시 류 감독은 막바지 현역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이승엽이 홈런타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류 감독은 "승엽이가 나이를 먹을 수록 몸이 불어나더라. 스윙도 코치들의 조언에 따라 점점 크게 바꿨다. 팔로우스로우를 길게 가져가면서 장타 스윙이 완성됐다"라고 했다. 실제 이승엽은 1995년 13홈런, 1996년 9홈런을 친 뒤 1997년 32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다. 이승엽 특유의 홈런 스윙도 그때쯤 완성됐다고 보면 된다.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KBO서 12시즌간 390홈런을 쳤다. 그리고 13시즌째인 올해 400홈런을 돌파한다. 류 감독이 말한 20년간 20홈런 기준을 거뜬히 충족했다. 사실 일본에서 8년(2004년~2011년)간 때린 159홈런을 더하면 지난해까지 20년간 549홈런을 쳤다. 무려 11시즌 30홈런 이상을 때렸고, 그 중 2시즌은 40홈런, 또 2시즌은 5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앞으로 42홈런만 더하면 대망의 한일통산 600홈런을 달성한다. 꾸준함을 넘어선 엄청난 파괴력.
요미우리 시절 엄청난 벌크업을 자랑했던 이승엽은 현재 적정 수준의 체격을 유지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스윙스피드가 떨어지자 타격 준비자세를 수정, 배트를 눕혀 공에 반응하는 시간을 줄이는 등 도전과 변화를 피하지 않았다. 그가 걸어온 프로 21년을 돌아보면 400홈런에는 단순한 역사 그 이상의 감동과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녹아있다. KBO리그 33년 역사상 이런 선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승엽의 400홈런은 그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대기록이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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