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월에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 팀이 50경기를 소화했다. 이젠 시즌 중반. 여전히 순위표는 혼돈 그 자체. 선두 NC부터 8위 KIA까지 8팀이 고작 6.5경기 내에서 다닥다닥 붙어있다. 9위 LG와 10위 KT가 떨어졌지만, 흔히 말하는 '0강0중0약'이 완벽하게 분리된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예년에 비해 순위싸움이 훨씬 더 치열하다.
10개 구단에 6월은 순위싸움의 1차적 고비다. 전통적으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순위 그룹이 분리됐고, 그룹간의 격차가 조금씩 벌어지곤 했다. 선두싸움을 하는 팀, 중위권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총력을 펼치는 팀, 하위권서 대반격을 노리는 팀 등 6월은 팀 별 희비가 엇갈리는 시기였다. 올 시즌 6월은 과연 어떨까.
▲6월 변수는
5월 중순부터 시작된 더위가 심상찮다. 기상청은 올 여름이 유독 무더울 것으로 내다봤다. 순위싸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막 2개월이 지났다. 선수들이 서서히 피로감을 느낄 시점. 무더위는 체력소모를 가속화시킨다. 더구나 올 시즌 순위싸움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치열하다. 선수들 입장에선 좀 더 피로감이 높을 수 있다.
한 지방구단 감독은 "4일 휴식기가 없어진 게 크다. 없어지니까 그립다"라고 했다. 2013년과 지난해 9구단 체제로 정규시즌이 운영되면서 1팀씩 돌아가면서 4일 휴식기를 보냈다. 처음엔 이 부분이 프로야구의 미덕인 연속성을 해칠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지난해 9구단 체제가 적응되자 현장에선 은근히 4일 휴식기를 반겼다. 투타 주전들의 체력 안배는 물론, 적당히 승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팀의 좋지 않은 부분을 정비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젠 4일 휴식기 없이 144경기를 치른다. 당연히 현장이 느끼는 체감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KT가 시즌 초반 순위싸움서 밀려났다. 5월에는 LG가 각종 악재 속에 추락했다. 이번 달에도 뒤처지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전통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팀은 6~7월에 주전들의 부상, 부진 변수 속 버티기 싸움서 밀려났다. 반대로 기본적인 전력이 좋거나 시즌 운영에 대한 플랜B 구축이 잘 돼있는 팀들은 오히려 이때 치고 나갈 수 있다. 삼성이 전통적으로 이 시기에 선두 독주체제를 공고히 했던 이유가 있다. 탄탄한 선수층을 바탕으로 이길 수 있는 루트가 많았다. 그리고 힘이 약한 팀들이 서서히 중, 하위권으로 밀려나면서 자연스럽게 승차를 벌렸다.
▲버티기 모드의 유효기간은
선두 NC는 5월에만 20승을 챙기며 승승장구했지만, 완벽한 전력은 아니었다. 찰리 쉬렉과 이재학이 주춤했다. 베테랑 손민한, 박명환이 1주일에 1회 선발 등판하는 등 선발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진 않았다. 2위 삼성도 박한이, 채태인, 안지만 등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과 재활군을 오가며 완벽한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위 두산도 유네스키 마야의 부진, 불안한 불펜 필승조의 재구축 등 내부적 정비로 치고 나갈 여력은 없었다. 4위 넥센은 시즌 초반 주전 줄부상에 시달린데다 여전히 마운드 안정감이 떨어지면서 다소 고전했다. 그럼에도 이 팀들은 결과적으로 1~4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위기에서 내부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플랜B 카드에 힘이 있었다는 의미.
흥미롭게 지켜볼 팀들은 5~8위팀들이다. 6위 SK의 경우 애당초 우승권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10경기서 1승1무8패로 좋지 않았다. 기본적인 투타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의외로 부상 공백과 개개인의 슬럼프에 많이 흔들렸다. SK는 기로에 섰다. 6월 버티기 유무에 따라 시즌 판도가 뒤흔들릴 수 있다.
5위 롯데, 7위 한화, 8윌 KIA는 애당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인상적인 대처를 앞세워 예상 밖 선전을 이어왔다. 롯데는 이종운 감독 부임 후 팀 케미스트리가 매우 단단해졌다. 외국인선수 선발에 대성공하면서 전력 약화를 최소화했다. 다만, 마운드가 상대적으로 조금 불안하고 각종 내, 외부 변수에 완벽히 검증된 팀은 아니다. 한화 역시 김성근 감독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상식을 깨는 운용법으로 잘 버텨왔지만, 기본적인 전력은 강하지 않다. KIA 역시 마찬가지. 김기태 감독 특유의 형님리더십으로 구멍을 메워왔다. 혹시 6월에 0강0중0약으로 분리된다면, 이 팀들이 움직인 결과가 적지 않게 반영될지도 모른다. 버티지 못할 수도 있지만, 현상유지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상위권 팀들이 의외로 버티지 못하고 내려앉을 수도 있다. 반대로 9위 LG같은 경우 아직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반등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이 모든 변수들을 종합한 결과 6월 0강0중0약 윤곽은 뚜렷해질 수도, 여전히 희미할 수도 있다. 분명한 건 각종 악재 속에서 오래 버티는 팀이 결국 살아남는다는 점이다.
[위에서부터 NC,삼성,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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