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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소위 '글빨'이 좋아야 한다. 글쓰기는 작기의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작가는 말할 것도 없고, 예능 작가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적으로 글을 쓰는 일이 적을 뿐 예능 작가도 곳곳에서 자신의 글 실력을 뽐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방송 화면에 넣는 자막의 경우 대부분 PD들이 직접 써 넣지만, 작가들도 적지 않게 자막 작업에 참여한다. 아직도 일부 토크쇼에서는 작가들의 대본 작성 능력이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글만 잘 쓰면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작가가 하는 일이 워낙 다양한 탓에 흔히 '멀티플레이어'가 되기를 요구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리얼 버라이어티가 예능의 주요 장르로 자리하면서 그 같은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방송구성작가예능학과 곽상원 교수는 "리얼리티가 많아진 요즘 작가들에게는 글 솜씨 못지 않게 현장 진행 능력 역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며 "현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 연기자들도 잘 조율해야 하고, 설명도 잘 해줘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더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가들의 업무 영역이 더욱 세분화된 요즘 여러명의 작가가 팀처럼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건강하고 밝은 성격의 인물을 선호한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의 제 1 목표가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것이기에 참여하는 작가 역시 밝은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스스로 '괜찮다'고 위로할 수 있는 성격이 요구된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의 최재영 작가는 "예능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공부만 한 사람보다는 음악도 알고 그림도 알고 영화도 알고 여행도 다녀보고 게임도 한 사람이 더 좋은 것 같다"며 "모든 걸 해볼 수는 없다. 그래서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예능 작가를 꿈꾼다면 닥치는대로 보라고 일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갈수록 매체는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때문에 능력 있는 예능 작가들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곽상원 교수는 "예능이 다큐멘터리 혹은 드라마와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고 있다. 그래서 교양 프로그램 쪽에서 예능 출신 작가들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TV 뿐 아니라, IPTV나 웹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플랫폼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는 작가들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최근에는 스튜디오 프로그램들이 다시 활성화 하는 움직임도 감지돼 예능 작가들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최재영 작가는 "아직까지 열정페이를 받거나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작가들이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실제로 그런 작가들이 없다고는 못 한다. 하지만 그런 팀들이 결코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워낙 검증 안 된 사람들이 들어오는 시스템이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서는 여기 안에서 걸러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모두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본다. 물론,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KBS MBC SBS]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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