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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1983년부터 이어온 KBS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 '추적 60분'이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사 교양 프로그램이라고는 하나,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일 방송된 '추적 60분' 제 1157회 '산업스파이, 창과 방패의 전쟁' 편은 시청률 1.1%(전국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방송분이 기록한 3.1%보다 2.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추적 60분'은 방송 시간이 변경된 지난 13일부터 기록한 시청률을 살펴봐도 1.1%라는 수치는 충격적이다. 편성 시간 변경 후 첫 방송 날인 5월 13일에는 3.2%를 기록했다. 이후 20일에는 2.8%를, 27일에는 3.1%를 각각 나타냈다. 시간 변경 전 시청률과도 큰 차이가 없다.
같은 시간 방송된 프로그램들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5.8%를, SBS '한밤의 TV연예'는 4.2%를 각각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주 시청률과 비교하면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동시간 종합편성채널들(이하 종편)의 성적표를 확인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사고를 발굴해 새롭게 재구성하는 재연 프로그램인 MBN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65회는 시청률 3.295%(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이하 동일)를 기록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건강 비법을 소개하는 채널A '나는 몸신이다' 24회는 3.862%를 기록해 사실상 동시간 1위에 올랐다.
이 밖에 시사 비하인드 토크쇼 TV조선 '강적들' 82회는 2.354%를, 장진 박지윤 장동민 홍진호 하니 보아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JTBC '크라임씬 시즌2'는 1.179%를 각각 기록하며 지상파를 저만치 앞섰다. 문제는 종편들의 높은 시청률이 이날 만의 현상이 아닌, 지속적이고 고정적이라는 점이다.
지상파와 종편의 시청률 산출 방식이 달라 사실상 종편의 완승으로 볼 수 있다. '추적 60분' 뿐 아니라, '라디오스타'와 '한밤의 TV연예' 모두 종편보다도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줄곧 지상파만 고집하던 개그맨 유재석이 종편으로의 진출을 선언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지상파의 영향력은 크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종합편성채널 혹은 케이블 방송들의 영향력 역시 점차 커지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고 사람들이 방송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이 분명하다. 지상파의 뼈를 깎는 자구책이 더욱 강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KBS 2TV '추적 60분' 포스터. 사진 =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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