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올해는 한국영화보다 외화가 우세한 한 해였다. 올해 박스오피스 상위 5작품 중 한국영화는 단 2작품이다. 그마나 지난해 개봉해 연초 흥행을 이끈 영화 ‘국제시장’을 제외하면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 TOP5 안에 든 유일한 한국 작품이다.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지난 2월11일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가 개봉한 이후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샌 안드레아스’로 흥행 바통이 넘겨졌다. 한국영화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외화는 승승장구했다.
사실 일정 주기로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점유율이 변동된다. 지난 2007년에는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관객수가 비슷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2010년까지는 외화가 더 우세했다. 반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한국영화가 흥행 승기를 잡았고, 지난해 다시 한국영화와 외화의 관객수가 비슷해졌다. 흥행 패턴을 놓고 보자면 외화가 다시 승기를 잡는 해가 올해부터다.
올해도 이변 없이 외화의 우세가 예상된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외화 리스트만 봐도 으리으리하다. 22년 만에 돌아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인 ‘쥬라기 월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리부트 한 3부작 중 첫 번째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5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마블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한 ‘앤트맨’과 ‘판타스틱4’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해 몸집이 조그맣고 충성도 높은 시리즈 골수팬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영화는 ‘웰메이드’라는 무기로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칸 영화제에서 호평세례를 이끌어 낸 한효주 주연의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 최동훈 감독과 충무로 스타들이 대거 의기투합안 ‘암살’,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유아인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베테랑’, 1950년대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호러라는 독특 장르에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이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손님’ 등이 관객들과 만난다.
비록 ‘웰메이드’로 관객을 공략한다지만 한국영화의 부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악재까지 터진 탓에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급격히 줄어든 것. 6월 첫째주 주말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와 올해 큰 관객수 차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첫 주 6월 6일이 금요일인 탓에 3일 연휴였다고 하지만 금, 토, 일 3일(2014년 6월 6일~8일) 동안 약 312만명을 동원한 데 비해 메르스로 전국이 떠들썩했던 올해 6월 첫째주 주말(6월 5일~7일)에는 고작 지난해의 반토막도 안 되는 약 155만명 만이 극장을 찾았을 뿐이다.
한국영화는 힘든 한 때를 보내고 있다. 외화의 공세에 힘을 못 쓰고 있고 그동안 줄기차게 거론 돼 온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안팎으로 불미스러운 일과 논쟁거리들이 불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메르스 악재까지 겹쳐 관객수 급감이 기정사실화 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영화가 영화가 가진 힘만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영화 ‘뷰티 인사이드’ ‘암살’ ‘베테랑’ ‘손님’ ‘앤트맨’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쥬라기 월드’ 포스터(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공개된 연도별 총관객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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